[진료실에서] 암병원에 바이러스 침투는 재앙

Է:2020-03-0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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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림프종 완치판정을 받고 관찰 중이던 30대 남자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의료진이 바이러스 치료에 집중하는 사이 림프종이 재발했다. 감염에서 회복된 후 림프종에 대한 항암치료를 했더니 이번엔 바이러스가 되살아났다. 항암치료가 면역력을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음성과 양성을 오락가락하던 환자는 결국 격리실에서 바이러스 치료를 받다가 지병인 림프종의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했다.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 보고 되었던 사례다. 암 환자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처할 수 있는 의학적 딜레마를 보여준다.

엄청난 바이러스 대유행이 대한민국을 휩쓸고 간 직후, 한 대학병원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던 31명 암 환자와 60명 일반 환자의 경과를 비교했다. 암 환자 중 35%가 중환자실 치료를 받았고 일반 환자는 13%만 중환자실에 갔다. 결과적으로 암 환자는 전체의 25%가 사망했고 일반 환자는 6%만 사망했다. 같은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들인데 바이러스가 암 환자들을 4배나 더 죽게 했다. 2009년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신종플루 이야기다. 암 환자의 감염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 수 있다.

암 환자의 면역상태를 보기 위해 흔히 혈액에서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neutrophil) 숫자를 측정한다. 마이크로 리터당 1500개는 넘어야 정상이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이 수치가 점점 떨어지면 환자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막아내지 못한다. 모든 물품을 소독해 써야 하고 결국엔 격리실에 들어간다. 정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바이러스 감염자를 격리하는 것과 달리 감염에 취약한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격리를 역격리 혹은 보호격리라고 한다.

치료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가 많은 암 병원에 신종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상황은 상상만으로도 재앙이다.

이미 메르스와 신종플루가 가르침을 준 바 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선별진료소도 국민안심병원도 국가적으로 다 필요하지만, 암 병원은 바이러스가 들어올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낮추는 게 우선이다.

홍영준 원자력병원장 겸 진단검사의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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