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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더불어민주당, ‘꼼수 정당’ 창당 부추기나

여권에서 4·15 총선 비례대표 의석을 얻기 위한 세칭 ‘비례민주당’ 창당 필요성을 제기하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구 의석이 정당투표율만큼 나오지 않을 경우 비례대표 의석을 우선적으로 나눠주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도입된다. 이를 노리고 이미 보수 진영이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지난 5일 창당했다. 정치권에서는 전체 비례대표 47석 중 미래한국당이 20~25석 정도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비례민주당 창당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를 노골적으로 내기 시작했다. 중진인 송영길 의원은 25일 “미래한국당의 선거법 반칙 행위에 그대로 당할 수는 없다”고 했고, 민병두 의원은 전날 “시민들이 나서서 민병대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 또한 이틀 전 “(우리는) 만들 수 없다”면서도 “의병들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을 어쩔 수 있겠느냐”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건영 서울 구로을 예비후보도 최근 “비상한 상황이 벌어지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생각해야 한다”고 역시 창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그동안 미래한국당을 ‘꼼수 정당’이라고 줄기차게 비판해온 민주당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반칙에 반칙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지만, 보수의 반칙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과정에서 제1야당을 원천배제했던 게 부메랑으로 돌아온 결과다. 게다가 남이 반칙한다고, 나도 반칙한다는 게 집권여당이 할 소리인가.

특히 의병이나 민병대 등을 거론하며 지지자들의 자발적 창당 움직임을 방관하는 것 또한 비판받아야 한다. 지지자가 만든다고 해도 그게 민주당 위성 정당이 아니겠는가. 자기는 하지 않는다면서, 당 밖의 창당 움직임을 부추기는 듯한 태도야말로 제일 나쁜 꼼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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