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가 또 왔습니다. 2020년에는 마음을 고무줄같이 유연성 있게 만들어봐요. 세상 모든 만물과 현상은 고정된 모습이 아니라 우리들이 보는 시각에 따라 바뀌니까요. 1월의 시작이 춥습니다. 추운 날엔 따스한 커피가 더없이 행복감을 줍니다. 내가 살아 있구나, 하는 느낌. 바다 앞에 섰을 때처럼 환히 살아 있는 느낌. 그 바다에 눈이 내리면 더욱 생의 기쁨이 느껴지겠죠. 지금 바다는 갈 수도 없고, 눈도 내리지 않습니다. 어젯밤에 눈이 조금 내리더니 금세 꺼져들었어요.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갑니다. 스스로 왕비가 되어 우쭐했다가 서울역 노숙자가 된 듯이 스스로 비참해집니다. 그렇게 기분이 끝없이 오르내립니다.
우리들이 보는 시각에 따라 바뀐다는 것. 놀랍지 않나요. 이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거죠. 혹시 습관이 된 건 아닌지 살펴볼까요. 뜨끈뜨끈한 국밥이라도 먹으면 비참한 기분에 빠지진 않아요. 따스한 이불 속에 누웠을 때와 먹을 때만큼은 깊이 사랑받는 듯이 따스해지지요. 좀 쉬었다 일어나 보세요. 뭐든 할 수 있어요. 2020년엔 받기보다 상대가 좋아할 것을 먼저 헤아리고, 먼저 인사라도 전해볼까요. 우리의 인간성은 주는 행동에서 가장 활짝 꽃핀다고 했던 헨리 나우웬의 말이 떠올라요. 사랑의 문자, 미소, 악수, 키스, 포옹, 사랑의 말, 선물….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주도록 할까요.
새해에는 많이 웃었으면 합니다. 웃어야 좋은 일이 생기고, 곁에 있던 이들도 따라서 웃게 되니까요. 우리가 힘든 것은 잘 웃지 않아서이고, 자신만을 생각해서가 아닐까요. 나라보다 자기 이익 먼저 생각하니 나라가 이렇게 힘들다고 봐요. 우리에게 과연 가장 큰 문제가 무얼까요. 그것은 오직 나밖에 모르니 나라가 이렇게 혼란스럽고 어딜 봐도 안개뿐입니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자신을 가꾸고, 바꿀 운명에 놓였어요. 2020년에는 변화대처 능력을 더욱 강렬하게 키워보도록 하지요. 그러려면 탐구하고 실력을 키워야만 해요. 실력을 키우면 변화대처 능력이 커지니까요. 지구의 역사에서 가장 큰 혁명적인 시대를 살고 있어요. 인공지능 시대. 이제 기계와 친해지며 살아야 한다는 것. 얼마나 준비하고 계신지요? 이렇게 여쭤보면 자신있게 답하는 분이 많지 않아요. 사람들은 인공지능을 두려워해요. 이제부터라도 차근차근 준비해가요. 위기에 강해지고, 나를 바꿔가면 무게감에 눌리지 말아요.
새해에는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해 볼까요. 나 혼자서 숨 쉬기 힘들 때가 많았는데, 자식이라도 곁에 있어줘서 고맙죠. 비로소 안심이 돼요. 하지만 혼밥 혼술이란 말이 자연스러울만치 익숙해졌어요. 가족이 있어도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나 짧기 때문이죠. 혼자서 모든 걸 잘 해야만 하니 힘겨운 건데, 누구라도 함께하도록 노력을 해봐요. 사랑은 결심이니까요. 요즘은 이런 저런 이유로 만나기 힘들만치 상처가 많아요. 그만큼 자신감도 약해졌고, 사람 감성이 예민하니까요. 또 요즘은 정치 문제가 첨예하다보니 바라보는 이념이 다르면 만나기도 힘들어졌어요.
봄날 선거를 다 치른 후 경제, 안보만큼 큰 숙제가 국민 통합입니다. 이념으로 나뉘고 헤어진 관계를 다시 이어가게 지역 리더가 애써줘야 합니다. 중노동을 해도 살기 힘든 세상이 되었어요. 정치 현실은 적극적인 행동으로 바꿔가면서 생활은 “자발적 가난의 선택”이라 마음을 다지고, 영성의 가치에 마음을 크게 두어 봅시다. “자발적 가난”은 스스로 택한 정신적 삶의 가치를 중시하며 내가 가진 것을 세상과 나누려는 가난입니다. 극빈자가 아닌 한 고통과 형벌로서의 가난은 세상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갖는 개념이에요. 많이 배우고 못 배우고가 절대 아닙니다.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사람이 가장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중노동 끝에 월급, 아르바이트비를 받고, 끝없이 고쳐가야 삶이 단단해지고, 끝없이 뜨거운 울음을 흘려 꽃이 피는지를 알지만, 스스로 겪지 않고 귀 기울이지 않고, 제대로 알 수 있는 게 없음도 알지만. 그래도 열과 정성을 다해봅시다.
그 무엇보다도 2020년은 나보다 국익 먼저 생각하자고 외쳐봅니다. 정치가 모든 걸 결정합니다. 문제는 공과 사를 구분 못하고, 국익보다 자기 이익을 먼저 생각하니 나라 배가 산으로 간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위기의 한국이에요. 나라 이익이 뭘까를 따져보면 그것이 바로 저마다 행복의 뿌리니까 자신의 한 풀이, 자신의 욕망 풀이는 멈춰 생각해봅시다. 고민 없이 무조건 가지려고만 드는 탐욕도 습관이 되면 파멸이니 꾸준히 마음살피기를 합시다. 그리고 우울해하지 마세요. 신의 은총이 나를 비켜가는 기분에 젖어 이 세상 하직하는 사람이 더는 없길 바랍니다. 신께서는 그 무엇보다 스스로 구하는 자를 구하시니까요. 겸손이 모든 걸 구하니까요. 무릎 꿇고 함께 기도하고 일하지요. 힘내서 2020년을 잘 살고 말 거야, 라고 힘차게 외치며 함께 손잡고 나아가요.
신현림 시인·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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