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자들을 위한 ‘반값 점포’가 나왔다.
서울시는 동대문에 위치한 시 소유 여성의류 도매상가인 ‘DDP패션몰’(사진)의 3층 매장 중 10개를 시세의 절반 가격에 청년 창업자에게 임대한다고 9일 밝혔다. 서울시가 반값 임대료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서울시 청년창업 지원조례’를 개정한 후 처음 공급하는 반값 점포다.
DDP패션몰의 반값 점포 임대료는 규모에 따라 감정평가액의 50% 수준인 월 99만~164만원 정도다. 동대문상권에 속하지만 민간 상가와는 달리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대에 이르는 임대보증금과 입점비가 없다. 전기료, 수도료도 실비를 적용해 관리비가 30만원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다. 입주가 결정된 청년 창업자에게는 2년간 운영권을 보장한다.
DDP패션몰에는 300여개 도매전문 패션매장이 존재한다. 입주 상인들은 물론 주변의 민간 패션몰도 청년 패션 스타트업이 몰고 올 활기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패션의 중심지’로 불리던 동대문 상권은 현재 3만개 점포 중 5000개 가량이 공실이다. 온라인 쇼핑몰의 급격한 확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고, 대중국 수출 감소의 영향도 크다.
서울시와 DDP패션몰 상인회는 반값 점포에 입주하는 청년 스타트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바이어 수주회, 패션쇼 참가에 우선권을 주고 상인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입점을 지원한다. 또 제품 홍보를 위한 룩북 및 미디어 콘텐츠 제작, 쇼윈도우 배정 등을 지원하고 점포 운영에 대한 컨설팅이나 서울신용보증재단을 통한 자금 지원에도 나선다.
응모 자격은 여성 영캐주얼 의류를 직접 제조하고 도매로 판매 가능한 자이며 1980~2000년 출생자로 미취업 상태여야 한다. 신청일 현재 사업자로 등록된 사람은 응모할 수 없다. 서울시는 10∼21일 반값 점포 지원서류를 접수한다. 디자인 포트폴리오, 시제품 발표 면접을 포함한 엄정한 심사를 거쳐 대상자를 선발하고, 9월부터 입점해 운영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많은 청년들이 자기 매장 운영을 꿈꾸고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해 동대문 매장 진입이 쉽지 않다”면서 “앞으로 단계별로 반값 점포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공실 비중이 큰 동대문 민간상가의 입점 문턱 낮추기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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