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남 창원 성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정의당의 이례적인 ‘여야 후보 단일화’가 선거전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양당은 25일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해괴한 여권 단일화”라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과 정의당이 함께 야당이었던 시절 대표적 선거 전략이었던 후보 단일화가 이번에도 유효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권민호 민주당 후보와 여영국 정의당 후보는 24∼25일 성산구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 방식으로 단일화를 진행한다. 단일 후보 여론조사에서 탈락한 후보는 25일 오후 6시 이전에 사퇴서를 제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투표지가 인쇄되는 26일 전 단일화를 마무리해 효과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창원 성산 보궐선거에는 주요 정당 후보로 민주당·정의당의 단일 후보, 한국당 강기윤, 바른미래당 이재환, 민중당 손석형 후보가 나서게 된다.
24일 열린 후보 TV토론회에서는 단일화가 뜨거운 쟁점이 됐다. 강 후보는 “단일화는 앞으로 있어서는 안 되는 구태·야합 정치로 성산구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손 후보도 “진보 정치가 언제부터 머리 굴리고 권력과 손잡으려 했느냐”며 “진보 단일화, 야권 단일화는 있을 수 있어도 집권당과 손잡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 후보는 “단일화는 창원시민들의 명령이다. 경쟁력을 가진 후보가 선출돼야 한다”고 했다. 권 후보는 “힘 있는 집권여당 후보”라며 본인이 더 적합한 단일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까지 여론조사상으로는 한국당 강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과 정의당 후보의 지지율을 합산하면 강 후보를 앞서게 된다. 창원 성산은 20대 총선 당시 고 노회찬 의원이 후보 단일화로 당선된 곳으로, 경남 내에서 진보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하지만 단일화가 곧 지지율 합산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집권여당과 야당 후보가 단일화를 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명박·박근혜정부 당시에는 민주당과 정의당이 각종 선거마다 ‘진보 진영’ ‘야당’이라는 두 가지 공통분모로 단일화를 해왔고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서 양당은 엄연히 여당과 야당으로 차이가 있다. 또 진보 진영의 한 축인 민중당이 단일화에서 빠진 것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창원 성산과 함께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남 통영·고성은 보수 강세 지역이다. 현재까지는 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민주당 양문석 후보를 앞서나가고 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하지만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통영시장과 고성군수로 당선되는 등 표심 변화도 감지됐다.
선거 쟁점은 민생이다. 민주당은 ‘힘 있는 집권여당론’을 강조하고 있다. 주말 유세전에서도 “양 후보가 당선되면 국회 예산결산특위에 보내겠다”며 예산 지원을 강조했다.
반면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민생이 죽어가고 있다”며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민생이 아니라 오직 황교안 죽이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통영과 고성 사이의 미묘한 소지역주의도 변수다. 정 후보는 고성, 양 후보는 통영 출신이다. 그동안 통영, 고성에서는 고성보다 유권자가 많은 통영 출신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현재 통영 유권자는 10만9550명, 고성 유권자는 4만6101명이다.
임성수 신재희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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