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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낯 드러난 복마전 한유총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총체적 비리가 드러났다. 학부모들이 낸 교육비로 회비를 조성해 이사장을 비롯한 지도부 뒷돈으로 유용하거나 집단행동 등 단체의 사적 이익을 위해 썼다고 한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이 같은 비리는 서울시교육청의 한유총 실태조사에서 윤곽이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열흘간 실시한 한유총 회계관리와 목적사업 수행 여부, 이사장 선출절차 등에 대한 중간 조사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아울러 전 이사장 등 지도부를 공금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교육비는 유아 교육에 쓰라고 학부모들이 낸 돈이다. 당연히 유아 교육에만 써야 한다. 그러나 한유총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한유총은 교육비로도 한유총 회비를 낼 수 있다고 회원들을 유도해 쌈짓돈을 만들었다. 한유총이 최근 4년간 이런 식으로 조성한 특별회비 규모가 18억원을 넘는다. 이 돈은 2016~2017년 당시 한유총 이사장과 전 서울지회장 등에게 강의료 및 지회교육비로 수백만~수천만원씩 지급됐고, 근거도 없는 지회육성비 명목으로 6900만원이 지원되는 등 물 쓰듯 쓰였다.

뿐만 아니라 김득수 전 이사장 등 역대 이사장 3명에게 판공비 1억3800만원과 자문료 5400여만원을 지급하고 소득세 원천징수조차 하지 않았다. 또 교육청 허가를 받지 않고 정관을 개정하고, 효력도 없는 임의정관에 근거해 현 이덕선 위원장을 선출했다. 복마전도 이런 복마전이 없다. 법적 자격이 없는 이사장을 다시 선출토록 한 서울시교육청의 시정 조치는 지극히 당연하다.

한유총은 유아교육 관련 연구와 학술회의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그러나 설립 목적은 퇴색된 지 오래고 오로지 유치원 입장만 옹호하고 대변하는 이익단체로 변질했다. 기득권을 지키는 것이라면 쪼개기 국회의원 후원 같은 편법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유총은 “잘못은 바로 잡겠다”면서도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진정 잘못을 뉘우치고 새 출발할 각오라면 이런 반응은 나올 수 없다. 잘잘못은 검찰수사에서 밝혀진다. 교육당국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한유총의 법인 취소도 주저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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