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FT의 한국 탈원전 부작용 경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한국 원자력산업을 분석한 기사를 실었다. FT는 최신 원자로인 울산의 신고리 4호기가 정부 승인만을 기다리며 1년 이상 방치되고 있는 사실을 앞세웠다. 4호기와 똑같은 모델인 신고리 3호기가 아무 문제없이 가동되고 있는데 이처럼 정부 승인이 늦어지는 것은 정부의 반원자력 정책 영향이 아니고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했다. 정부 승인이 늦어질 때마다 원전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매일 15억원씩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FT의 분석 기사는 문재인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국내 원전폐지 논란의 경과를 세계 독자들에게 알기 쉽게 정리한 수준이다. 한국인들에게는 익히 아는 내용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탈원전 논란을 바라보는 해외 시각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호주 시드니 소재 하이베리글로벌펀드의 매튜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한국 정부의 원전 정책이 한국전력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수출 능력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잠재적 고객들은 원전이 한국에서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있는데 왜 한국의 원전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지 의구심을 표할 거라는 것이다. 이는 국내에서는 탈원전을 추진하지만 원전 수출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정부 약속이 실효성이 없을 것임을 의미한다. 실제로 유력시됐던 영국에 대한 원전 수출이 틀어지고 유리하다던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전 판도도 크게 달라졌다. 최근 탈원전 정책으로 2030년까지 최대 1만명의 원전산업 인력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정부 용역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 정부는 7%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최대 40%까지 끌어올리려고 한다. 정부가 고려하는 재생에너지의 주종은 태양광과 풍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 기후와 지형 제약으로 인해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경제성과 효율성에 부정적이다.

탈원전 정책이 장기적으로 필요하더라도 어렵게 키운 원전산업의 핵심 경쟁력을 보존할 수 있는 속도 조절은 기본이다. FT의 보도는 정부의 일방적 탈원전 과속의 위험을 다시 확인시킨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