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의 28개 작은 섬 유권자 1000여명은 어선과 여객선을 이용해 인근의 큰 섬 투표소로 이동한 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육지 속 섬마을’로 불리는 강원도 화천 파로호 북쪽 동촌리 주민들과 대청호 인근 충북 옥천읍 오대리 주민들은 배를 타고 나와 투표소로 향했다. 옥천군 청산면 삼방리에 사는 114세 이용금 할머니는 딸과 함께 투표소를 찾아 무사히 투표를 마쳤다.
경찰서 유치장에 있던 이들도 한 표를 행사했다. 부산 강서경찰서에 재물손괴 혐의로 입감돼 있던 B씨(50)는 영도구주민센터에서 투표를 했다. 호송 경찰관은 투표소 내부까지 동행한 뒤 유치인이 기표소에서 투표하는 동안 결박한 포승줄을 바깥에서 계속 잡고 있었다.
크고 작은 사건·사고도 있었다. 이날 오후 1시쯤에는 경남 산청군 내 한 투표소를 찾았던 유권자 A씨(57·여)가 투표용지를 받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나 상태가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서산과 경기도 고양에서는 투표소에서 휴대전화로 투표용지를 촬영하던 50대가 한 명씩 적발됐다. 휴대전화에 촬영된 투표용지 사진은 삭제됐고 해당 투표용지는 무효처리됐다. 고양에서 적발된 유권자는 투표사무원들에게 거칠게 항의하며 난동을 부려 경찰이 출동했다. 전북 장수에서는 투표소 입구에 특정 군수 후보를 비방하는 현수막을 내건 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도 구리 갈매동의 투표소에서는 비례대표 시의원 투표용지가 1장 더 교부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서울 강서구 등촌7종합사회복지관에선 만취한 최모(63)씨가 다른 주민이 잠시 기표소를 나온 사이 안에 남겨진 투표용지를 보고는 ‘부정선거’라며 투표용지를 찢는 소란을 피워 경찰이 출동했다. 송파구 문정초등학교 투표소에선 지적장애 2급인 B씨가 “기표를 잘못했으니 투표용지를 더 달라”며 소란을 피워 함께 왔던 보호자에게 인계됐고 은평구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선 술에 취한 C씨가 자전거를 타고 투표소 안으로 들어와 행패를 부렸다.
서울 지역 각 투표소에는 공고문이 붙어 눈길을 끌었다.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후보자 정보공개 자료에서 밝힌 최근 5년간 배우자 납세액(194만8000원)은 자동차세 납부액을 잘못 기재한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참정권은 없지만 자원봉사에 나선 청소년도 많았다. 서울 구일중 3학년 이경준(15)군과 1학년 승준(13)군 형제는 서대문구 창서초등학교(신촌동 제4·5투표소) 정문에서 시민들을 안내했다. 경준군은 “정치에 관심이 많았는데 선거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직접 보고 싶어 자원봉사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함께 투표소까지 동행한 서울 예일여고 1학년 조현진(16)양은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데 이왕이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참여했다”고 말했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선거 결과를 놓고 돈을 거는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가 운영된 정황을 포착하고 충북경찰청에 내사를 지시했다. 해당 사이트는 일부 광역단체장 선거에 돈을 걸어 결과를 맞히면 배당률에 따라 배당금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재호 강경루 조민아 기자, 청주·부산=홍성헌 윤봉학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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