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핵화 프로세스 곧바로 시작할 것”

“北 들어가 여러 작업 진행… 완전한 비핵화 될 것이고 그것은 검증 가능할 것”
“아주 멋진 시간을 보냈다 여러 차례 만나게 될 것”
金, 비교적 절제된 태도 보여… “노력해주신 대통령께 사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미 공동선언문의 ‘빈틈’을 메우는 데 주력했다.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주장했지만 공동성명에는 ‘판문점 선언’에 나타난 ‘완전한 비핵화’ 표현이 담겼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동선언의 이행을 강조하며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대북 체제안전 보장 등을 이뤄내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을 문안에 넣었다”면서 “이 이상 명확히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인원이 (북한에) 들어가 여러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완전한 비핵화가 될 것이고 그것은 검증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비핵화) 프로세스를 곧바로 시작할 것”이라며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권 등 다른 북한 이슈에 대해서도 도외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서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웜비어의 죽음은) 끔찍하고도 잔혹한 일”이었다며 “웜비어의 죽음은 헛되지 않았다. 그는 특별한 사람이고 부모도 특별한 분들”이라고 했다.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회담에서 다뤄졌고 앞으로도 이를 지적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김 위원장과 공동선언 서명식을 가졌다. 두 사람은 업무오찬과 산책을 마친 뒤 서명식장에 공동으로 입장했다. 양 정상의 테이블 위에는 서명에 쓸 만년필이 각각 한 자루씩 놓여 있었다. 착석 후 먼저 입을 연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그는 “(공동성명은) 포괄적인 문서다. 훌륭한 회담을 했고 좋은 관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김 위원장과 지난해 내내 격렬한 말싸움을 벌여 왔다. 올해 들어서도 정상회담 사전 조율을 위해 상당히 복잡한 신경전을 계속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굉장히 특별한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면서 “집중이 많이 필요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생각보다, 기대보다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든 듯 “(김 위원장과) 아주 멋진 시간을 보냈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여러 차례 만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꽤 말이 많았던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김 위원장은 비교적 절제된 태도를 취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이런 자리를 위해 노력해주신 트럼프 대통령께 사의를 표한다. 감사하다”고만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미소 지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듣기만 했을 뿐 별다른 첨언도 하지 않았다.

두 정상은 각자 자기 앞에 놓인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뒤 문서를 서로 교환하고 재차 서명을 했다. 북한 측에서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문서를 수발했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과 5월 초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을 근접 보좌했다.

싱가포르=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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