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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잇따른 은행 채용비리 무관용으로 엄단해야

은행권의 채용비리가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최근 검찰 수사에서 우리은행의 혐의가 포착된데 이어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특혜 채용을 위해 작성한 ‘VIP 리스트’까지 드러나 채용부정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은행 측은 적합한 인재를 뽑기 위한 민간 회사의 재량 등이라고 해명했으나 군색한 책임회피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2015∼2017년 관리한 37명의 ‘VIP 리스트’와 마찬가지로 이들 두 시중은행에서도 채용 혜택을 주기 위한 특별관리 대상 리스트가 발견됐다. 이 명단에는 각각 55명, 20명이 있다. 이들은 전원 서류전형을 통과했으며 필기전형을 거쳐 면접까지 가면 예외 없이 합격했다. 특히 하나은행은 특정 대학 출신을 합격시키려고 면접 점수까지 조작한 정황이 나타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은행은 문과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의 하나다. 높은 연봉에다 뛰어난 후생복지, 공기업 못지않은 고용 안정성이 보장돼 어느 직종보다 입사 경쟁이 치열하다. 제조 분야 대기업처럼 대규모 인원이 아닌 소수만 뽑기 때문에 수년간 별도로 준비해도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불법채용 시비가 증폭된 것은 청년실업과 금수저 등으로 가뜩이나 좌절하는 젊은이들의 꿈을 또 한번 짓밟은 것과 마찬가지다. 혼신의 노력을 다해 서류전형과 필기시험에 합격해도 면접에서 엉뚱한 불이익을 당해 떨어졌다니 그 낙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금감원의 수사 의뢰를 받은 검찰은 한점 의혹 없이 제대로 파헤쳐야 한다. 철저히 규명해 탈법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할 것이다. 그래야 취업준비생들의 분노가 어느 정도 수그러든다. 금융 당국은 은행 측의 사법적 대응에 꼼꼼히 준비해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또 은행과 금융지주회사 임원 등 경영진이 간여됐다면 해임 요구 등의 조치를 즉각적으로 취해야 한다. 은행은 민간 업체임에도 흔히 금융기관이라고 일컫는다. 그만큼 신뢰를 바탕으로 공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을 사회가 인정한다는 뜻이다. 이런 조직에서 채용에 따른 불법·탈법 행위가 적발된 것은 그 자체만으로 이미 반사회적이란 뜻이고 응당 무관용의 무거운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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