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마다… “투숙 정원 4명 지켜라” VS “방 넓은데 너무 제한”

김모(25·여)씨는 최근 에어비앤비(공유숙박 서비스)를 통해 예약한 서울 동작구의 한 숙소에서 파티를 열었다. 해당 객실은 기준 인원이 4명, 기본 숙박료가 20만원이었다. 김씨는 고교 동창 10명을 불렀다. 인원이 1명 추가될 때마다 1만5000원을 더 내야 한다는 규정은 지키지 않았다. 김씨는 “8명이 최대 숙박 인원이라고 소개돼 있었지만 방은 10명 이상이 거뜬히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고 말했다.

휴가철 도심 MT가 유행하면서 숙박업소의 수용 인원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용객들은 숙박업소가 정한 기본 투숙 인원이 애초에 너무 적다고 불만을 표하는 반면, 숙박업소들은 변칙적인 초과 투숙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학생 신모(26)씨는 이달 초 서울 서대문구 레지던스 로비 데스크에 친구 3명과 묵는다고 한 뒤 시간 간격을 두고 친구 9명을 몰래 데리고 올라갔다. 신씨는 “잠깐 왔다 간 친구들까지 합치면 13명이지만 아침까지 머문 인원은 4명이니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기본 숙박비용이 싸지도 않은데 일부러 제한 인원 기준을 적게 책정한 뒤 추가 비용을 받아내려는 꼼수 같다”고 말했다.

숙박업소 측은 기준 인원이 합리적인 판단 하에 정해졌다고 주장한다. 서울 종로구에서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빌려주고 있는 이명진(31·여)씨는 “10평 이하 원룸이어서 인원수를 2명으로 제한했는데 어느 날 가보니 10여명이 둘러앉아 있어 깜짝 놀랐다”며 “많은 인원이 모이다보면 더 시끄러워 이웃에게 민폐이고 수도료나 전기료도 몇 배 더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원 제한 규정을 어겨도 이를 적발하기는 쉽지 않다. 서울 송파구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정모(41)씨는 “일일이 문을 두드려가며 몇 명이 묵고 있는지 확인할 순 없는 노릇”이라며 “추가 인원이 적발되면 벌금을 내야 한다는 규정을 명시하긴 했지만 실제로 적용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숙박 중개업체 관계자는 “에어비앤비의 경우 주인이 기준 인원을 알아서 정하도록 돼 있는데 더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면서 “초과 숙박 방지를 위한 불심 검문, 벌금 부과 등 강제력 있는 제재 수단도 강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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