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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외 머물거나 사망한 아동에게 줄줄 샌 양육수당

정부는 보육비 지원과 별개로 가정에서 돌보는 만 5세 이하 아동에게 월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해외에 머물거나 사망한 아동에게 부당하게 지급된 양육수당이 5년간 974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국민 세금을 이렇게 허투루 낭비해도 되는지 어처구니가 없다.

보건복지부가 바른정당 홍철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2년부터 지난 5월 말까지 해외에 90일 이상 체류하면서 양육수당을 받은 아동이 16만627명에 달했다. 사망한 아동 191명에게도 7590만원의 양육수당이 잘못 지급됐다. 법무부 출입국 기록이나 주민등록만 확인했어도 누수를 막을 수 있었다. 복지부는 올해 6월부터 90일 이상 귀국하지 않는 아동에 대해 자동으로 양육수당 지급을 중단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한다. 만시지탄이다. 수년 동안 재정을 집행하면서 관리·감독은 손놓고 있었다는 말인가. 부당하게 지급된 양육수당은 회수해야 마땅하다.

복지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 등 세금 들어갈 곳이 널려 있다. 꼭 필요한 곳에 재정을 투입하는 것 못지않게 복지재원이 중복되거나 누수는 없는지 꼼꼼하게 살피는 것도 정부가 할 일이다. 중복·누수 예산이 40조원으로 올해 예산의 10%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다. 양육수당을 받기 위해 허위로 출생신고를 하거나 사망신고를 하지 않는 등 도덕적 해이를 막을 장치도 필요하다.

양육수당과 아동수당, 보육비 등 중복지원을 통폐합하는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내년부터 0∼5세 아동에게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주려면 연 2조6000억원이 필요하다. 양육수당은 연 1조2000억원가량의 예산이 소요된다. 복지행정은 첫 단추부터 잘 꿰어야 한다. 복지확대에 앞서 효율적 관리 체계부터 구축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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