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EU 구원투수 나선 메르켈과 마크롱

유럽연합(EU) 중심국인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와 포퓰리즘 돌풍으로 바람 앞 촛불 신세로 전락한 EU를 복원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특히 통합을 강화하기 위해 EU 조약 개정도 검토키로 했다.

로이터 통신과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신임 대통령은 취임 다음 날인 15일(현지시간) 첫 해외 방문지로 베를린을 선택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을 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강하고 단합된 EU를 원하는 국내외 지지자의 요구에 부응해 취임하자마자 독일을 가장 먼저 찾아 전 세계에 EU와의 강한 유대를 과시했다.

둘은 EU 조약 개정을 검토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조약 개정은 프랑스에서 한때 금기사항이었지만 더는 그렇지 않다”며 “실용주의는 더하고 요식 체계는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도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며 “무엇을 바꿀지 살핀 뒤 개정이 필요하다면 독일은 개정에 나설 준비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강화를 위해 유로존의 공동예산 마련과 의회, 재무장관 신설을 제안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당시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조약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를 들어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독일 내에서는 재정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두 정상은 이날 양국 국민의 우려를 씻어내려고 애썼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로본드 발행이나 유로존 일부 국가의 부채를 공동 부담하는 구상을 한 번도 옹호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이 잘되려면 유럽이 잘돼야 하고 유럽이 잘되려면 강한 프랑스가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오는 7월 양국 합동 내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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