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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폭력성 띠는 맞불 집회 우려스럽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드러나면서 시작된 촛불 집회는 광장 민주정치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받았다. 과거에 사로잡힌 대통령과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분노를 승화시킨 절제된 평화집회로 민주주의에서 표현 방식이 어떠해야 하는 지를 잘 보여줬다. 그렇게 시작된 촛불 집회와 이에 맞서는 태극기 집회가 정치적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이 임박해지면서 양측은 탄핵 인용과 기각으로 갈라져 총 공세를 펴고 있다. 지난 11일 태극기 집회에서는 취재기자들이 폭행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1주일 전 집회에서도 탄핵에 반대하는 50대 남성이 촛불 집회 행진에 참가한 18세 여학생 2명 등 시위대 3명을 폭행해 경찰에 붙잡혔다. 집회 현장에는 ‘계엄령 선포’ ‘문재인 종북 빨갱이’ 등의 팻말이 등장했다고 한다.

촛불 집회에서 일부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석방을 외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본질을 흐리는 우려스러운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촛불 집회에서 사드 배치 반대나 국정 교과서 반대, 개성공단 재개 등 국정농단 사건과 무관한 정치적 구호들이 난무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사회에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비이성적이고 감정적인 폭력 행위나 선동으로는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반쪽으로 분열된 민심을 진정시켜야 할 정치인들이 오히려 집회에 나가 증오를 부추기고 여론몰이에 앞장서고 있으니 실망스럽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탄핵이 기각돼도 승복하겠다”고 했지만 말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판이 이미 뒤집어졌다. 특검을 조사해야 한다”는 등 일부 친박계 의원들의 여론을 호도하는 발언도 가당치 않다. 지금은 양측이 헌재를 압박하지 말고 자중하면서 차분히 탄핵 심판 결과를 기다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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