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금지법 무시하고… 트럼프, 사위 백악관 선임고문 강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사위 재러드 쿠슈너(36)를 차기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임명했다. 당선 전부터 막후 실세로 불리면서 정책과 선거 전략을 진두지휘했던 쿠슈너가 선임고문에 임명되면서 차기 행정부의 최고 실세로 등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쿠슈너는 논란이 된 친족등용금지법과 관련해서도 차근차근 대응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는 9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재러드는 선거유세 기간 중요한 자산이자 신임하는 고문이었다”며 “차기 행정부의 핵심리더 역할을 맡기게 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쿠슈너도 성명을 통해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매우 능력 있는 정부에 합류하게 돼서 황송하다”고 답했다. 쿠슈너는 국내외 문제를 모두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임명된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내정자와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 내정자와 긴밀하게 협력할 예정이다. 시카고트리뷴에 따르면 쿠슈너는 이미 배넌과 주이스라엘 미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져 중동 정책의 대격변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에서는 친족등용금지법 저촉과 이해충돌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쿠슈너를 정조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1967년 등장한 친족등용금지법은 대통령의 가족을 공직에 임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인수위는 백악관 고문직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쿠슈너의 변호사 제이미 고렐릭도 쿠슈너가 일찌감치 가족 부동산회사 쿠슈너컴퍼니의 최고경영자(CEO)와 주간지 뉴욕옵서버 발행인 자리를 내놓을 준비를 하고 지분과 자산을 정리해 왔다고 밝혔다.

쿠슈너는 트럼프가 가장 아끼는 맏딸 이방카의 남편이다. 81년 뉴저지주의 부동산 재벌 가문에서 태어나 2003년 하버드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아버지로부터 사업을 물려받아 2008년부터 CEO로 경영 일선에 나섰다. 2009년에 이방카와 결혼해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독실한 유대교 집안 출신으로 이방카도 이에 영향을 받아 결혼 전 유대교로 개종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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