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특검, CJ그룹 ‘K컬처밸리’ 특혜 의혹 본격 수사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CJ그룹이 추진하는 1조원대 한류테마파크 ‘K컬처밸리’ 사업을 수사하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역점사업이던 문화창조융합벨트 조성에 CJ가 투자하고 그 대가로 이재현 회장의 사면 등을 약속받은 것은 아닌지 살필 방침이다.

특검은 3일 문화체육관광부 사무관 출신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 조사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A씨는 CJ가 조성 중인 K컬처밸리 사업의 정부 측 실무자였다. 특검은 A씨를 상대로 CJ가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경위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지난달 26일 문체부 압수수색에서 K컬처밸리 사업 관련 자료를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K컬처밸리 사업과 이 회장의 재판이 맞물려 돌아간 정황에 주목한다. 이 회장은 2013년 7월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듬해 9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CJ는 이 회장의 사면을 위해 전방위로 뛰었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 2014년 9월 10일자에는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 사항 아래 ‘SK’와 ‘CJ’가 적혀 있다. 청와대 차원에서 두 회사 총수의 사면을 저울질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CJ의 K컬처밸리 사업은 같은 해 12월 문체부의 제안으로 시작된다. 경기도 고양관광문화단지 내 23만여㎡ 부지에 1조4000억원을 들여 한류테마파크를 조성하는 대규모 사업이었다. CJ는 2015년 12월 사업에 단독으로 응찰했고, 1조원대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정부의 공이 될 사업에 CJ가 나선 이유가 이 회장의 구명과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최순실씨 측근 차은택씨의 등장은 이런 의혹에 불을 지폈다. 차씨는 2014년 8월 대통령 직속기구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뒤 다음해 4월 창조경제추진단장과 문화창조융합본부장 자리를 동시에 차지했다. 차씨가 사실상 K컬처밸리 사업을 지휘하게 된 셈이다.

특검은 CJ가 사업 부지를 매년 공시지가(830억원)의 단 1% 헐값에 50년간 빌려 쓰기로 한 과정에 특혜가 있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CJ는 싱가포르의 방사완브러더스가 50억원을 투자해 외국인투자기업에 적용되는 최저 대부율 조항을 충족시켰다는 입장이다. 박수영 전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CJ에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해 주라”는 취지의 청와대 압력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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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나성원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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