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음주, 중독 우려 큰 청소년 대책 시급

최근 술에 취한 여성이 길 한복판에서 흉기를 휘두르고, 술에 취한 택시 승객은 운전사를 폭행하는 등 음주로 인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과도한 음주는 알코올성 행동장애와 알코올성 간질환을 유발하고, 간암·식도암·전립선암·위암 등 다양한 암을 비롯해 심뇌혈관질환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도한 음주로 질병비용과 사회적 비용에 투입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실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위험(고위험) 음주로 인한 질병 비용은 4조6394억원, 중독사망비용 3657억원, 자살사망비용 1조1691억원 등 약 6조176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번 술자리에서 남성 소주 7잔, 여성 소주 5잔을 주 2회 이상 하는 경우를 ‘위험’ 음주로 분류한다. 또한 이를 주 4회 이상 하는 경우 ‘고위험’ 음주로 분류된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5년 기준 알코올성 간질환으로 진료 받은 12만7000명 중 남성은 11만명, 여성은 1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명 당 진료인원은 50대 516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이상(442명), 40대(324명), 30대(167명)가 뒤를 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우리 국민들의 2016년 상반기 주류 소비·섭취 실태를 조사한 결과, 최근 6개월 동안 음주 경험자 중 하루에 17도 소주 기준으로 남성은 8.8잔 이상, 여성은 5.9잔 이상 섭취하는 고위험음주 경험한 자 비율이 2012년 66.2%에서 2013년 82.5%까지 증가하다가 2016년 상반기에 58.3%로 감소했다. 특히 음주 경험자 중 45.7%가 폭탄주를 마시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13년도 55.8%에 비해 약 10%가 감소한 수치다. 반면 20대의 고위험음주와 폭탄주 경험 비율은 각각 65.2%, 50.1%로 다른 연령대보다 여전히 높았다.

과일즙 등이 첨가된 과일소주(13∼14도, 식품유형: 리큐르) 선호도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회 평균 음주량은 2013년 2.2잔에서 2016년 6.0잔으로 증가했다. 또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위험 및 고위험 음주율은 15.6%(남성 22.5%, 여성 7.2%)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취약계층에서 위험·고위험 음주로 인한 피해가 커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처럼 음주로 인한 폐해가 커짐에 따라 정부의 음주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도 주류세 인상을 고민했지만 서민증세라는 부담에 사실상 포기한 상황이다. 지난해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도 주류세 인상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당시 기재부 관계자는 “주류세를 올리는 것은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소주의 경우 증세를 해도 소비량이 감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서민증세 역풍에 대한 부담을 내비췄다. 다만 최근 보건복지부가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등의 임신부 대상 음주 위험성을 담은 경고문구를 표시하도록 고시를 개정하며 단계적으로 음주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중독성 우려가 큰 청소년 위험 음주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청소년의 음주율은 16.7%에 달했다. 술을 구매할 수 없는 청소년 5명 중 1명이 음주를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다 근본적은 음주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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