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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정현 대표, 청와대에 주문할 건 하나도 없었나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국회 연설은 국회를 개혁하자는 말로 시작했다. 자신을 포함한 국회의원의 행태를 신랄하게 표현했다.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은 황제특권이다.” “공무원을 하인 다루듯 한다.” “어깨에 힘주고 부정한 청탁을 마다하지 않는다.” “사진 찍으러 민생현장에 간다.” 그동안 숱한 국회 개혁 시도가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셀프 개혁’이어서 그렇다며 ‘국민위원회’를 만들어 진단과 처방을 받자고 제안했다. 국회는 달라져야 한다.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이 대표가 이 말을 어떻게 실천하는지 국민은 지켜볼 것이다. 야권과 호남에 사과한 대목도 눈에 띄었다. 새누리당이 야당 시절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에 협조하지 못했고 국민이 뽑은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했으며, 역대 보수 정부가 호남을 차별했다고 사과하면서 변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니 지금 야당도 박근혜정부에 협조해 달라는 취지였지만 과거 잘못을 인정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연설의 나머지는 청와대를 대변하러 나왔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경제와 안보가 모두 위기인데 최고 컨트롤타워인 청와대에 주문하는 내용이 한 구절도 없었다. 국민적 관심사가 된 우병우 민정수석 문제를 그는 꺼내지도 않았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 “야당이 안보만큼은 협력해 달라. 국민이 애국심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을 뿐 미숙한 대처로 혼란을 초래한 정부에 대한 언급은 보이지 않았다. 경제를 얘기할 때도 정부가 추진해온 노동법 개정안을 일일이 설명하며 야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논리를 폈다. 빈발하는 안전사고 문제를 거론한 대목은 허탈하다. 이 정권은 국민 안전을 국정 목표의 하나로 출범했다. 집권 4년차가 되도록 안전을 확보하지 못한 사과부터 했어야 맞다. 안전행정부를 만들고 국민안전처를 신설하고도 이 모양인 청와대와 정부를 향해 이 대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 대표 연설을 한 줄로 요약하면 “박근혜정부에 협조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전날 야당과 여론이 반대한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야당은 반발해 해임건의안을 내기로 했다. 협치를 위한 여당 대표의 역할은 이런 간극을 좁히는 데 있을 것이다. 이 대표는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지금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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