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적 사대외교” “정부 할 일 대신하는 것”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명이 다음주 중국을 방문해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키로 한 것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새누리당이 ‘사대외교’ ‘굴욕적’ ‘정치의 수치’ 등 거센 표현을 사용하며 이틀째 맹공을 퍼붓자 더민주는 “정부·여당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한 것”이라며 “오히려 칭찬해줘도 부족할 일”이라며 맞섰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한·미 양국이 군사동맹 차원에서 결정한 사드 배치 문제를 중국 당국과 협의한다며 더민주 의원들이 중국을 방문한다고 한다”며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영호 의원 등 더민주 초선 의원 6명은 사드 배치를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8일부터 2박3일간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기로 했다. 이들은 베이징대 교수들과 좌담회를 열어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현지 의견을 듣고 한국의 입장을 전한다는 방침이다.

정 원내대표는 “더민주 의원들은 굴욕적인 중국 방문 계획을 즉각 철회하기 바란다”며 “한·미 군사동맹을 훼손하고 주변국에 기대는 사대외교는 대한민국의 자존심만 구길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에도 “사드 배치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해도 우리는 할 말 없게 됐다”고 발언한 더민주 김한정 의원에 대해 “대한민국 국회의원 맞느냐”고 맹비난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도 “(더민주 의원들의) 중국 방문이 성사되면 중국 중화주의 외교의 승리가 될 것”이라며 “대신 대한민국 외교와 정치의 수치가 된다는 것을 우리가 절대 잊어선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와 여당이 할 일을 못 하고 있으니 야당이 대신 하는 것”이라며 “이를 사대외교 운운하면서 정쟁으로 몰고 가는 건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소리”라고 반박했다. 우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도 “(김 의원 등이) 중국의 공식 관료나 공산당을 만나는 게 아니다”며 “영향을 미칠 학자나 지인을 만나고 현지 교민을 안심시키는 등 다각적인 의원 외교활동인데 과잉 우려해서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고 했다. 김영호 의원은 베이징대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한 당내 대표적인 중국통이다.

국민의당은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면서 더민주와 거리를 뒀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최근 중국의 태도는 국제사회를 이끌어갈 강국으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런 차원에서 (중국의 관영 매체인) CCTV에서 출연을 요청하는 의원들에게 자제를 당부했고 이로 인해 외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중국은 한·중 관계를 지속 발전시킬 수 있도록 사드 배치와 경제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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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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