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교회’ 비판 족쇄 풀려… 이단 보도에 기념비적 판결

국민일보가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구 안상홍증인회)' 측에서 제기한 정정보도 및 4억4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2건에서 최종 승소했다.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1건이 남아 있지만 하나님의교회 관련 비판의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하나님의교회가 국민일보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등의 청구 소송을 모두 기각하고 일부 반론보도 판결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이로써 한국교회는 하나님의교회가 시한부 종말론 집단이라는 비판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관련 법리와 기록에 의해 살펴보면 2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면서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2014년 4∼5월 ‘시한부종말론 주창…20∼40대 여성이 타깃’ 기사와 ‘하나님의교회, 세상 끝난다면서 건물 신축공사’ ‘이런 말로 접근한다면 시한부 종말론 집단’ 등 3건의 기사를 통해 하나님의교회 실체를 폭로했다.

그러나 하나님의교회는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총 6억4000만원의 손해배상과 정정·반론보도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항소심에서는 유력 법무법인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대표변호사 이광범)를 선임하는 등 승소를 위해 전력을 기울였지만 대부분 패소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하나님의교회가 4억4000만원의 손해배상과 정정보도를 청구한 것은 모두 기각됐다. 다만 경미한 수준의 일부 반론보도는 받아들여졌다. 반론보도는 보도 내용의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공정한 여론조성 차원에서 당사자의 반대주장을 싣는 것이다. 기사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청구하는 손해배상, 정정보도와 성격이 다르다.

한국교회는 국민일보의 이번 대법원 판결로 “하나님의교회가 1988년, 1999년, 2012년 시한부 종말론으로 불안감을 조성하며 400개 교회, 20만명의 신도로 교세를 계속 확장시켜왔다. 이렇게 형성한 재산이 수조원에 이른다”고 분명히 비판할 수 있게 됐다.

또 성도들을 대상으로 20∼40대 여성과 정통교회 명패가 부착된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하나님의교회를 막을 수 있는 예방 지침도 공개적으로 내릴 수 있게 됐다. “사이비 종교규제법이라도 만들어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하나님의교회처럼 개인의 인생을 파멸하고 가정의 행복을 깨는 사이비 종교단체를 철저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공개적으로 가능케 됐다.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은 “종교의 자유에는 비판의 자유가 포함되는데 요즘 이단들은 소송폭탄을 통해 헌법에 보장된 건전한 비판마저 봉쇄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국민일보가 거액의 소송을 무릅쓰면서까지 시한부 종말론 집단의 실체를 드러내는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진 회장은 “국민일보가 대법원에서 기념비적 판결을 받아냈기 때문에 한국교회는 앞으로 하나님의교회를 마음껏 비판할 수 있게 됐다”면서 “남은 1건의 대법원 판결도 공정하게 나오도록 전국교회가 성원하며 기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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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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