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홍콩 소재 인권단체 중국노동회보(China Labor Bulletin·CLB)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중국에서 발생한 파업과 노동쟁의는 1002건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가량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에도 파업과 쟁의는 2726건으로 전년(1378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매일 평균 노사 분규가 7.4건이나 발생한 셈이다.
CLB는 노사 분규의 원인으로 임금 적시 지불과 법에 명시된 각종 혜택 등 노동자의 기본 인권에 대한 고용주의 무시, 지방 공무원의 노동법규 감독과 적용 소홀을 들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최근 연례보고서에서 “지난해 농민공(농촌 출신 이주노동자) 270만명이 제때 임금을 받지 못했다”면서 “5년 만에 최대치”라고 밝혔다.
올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7%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CLB는 “노사 분규가 2014년부터 크게 늘었다”며 “올해는 성장둔화에 따른 제조·건설·광업 부문의 해고와 임금체불 증가로 파업과 쟁의가 지난해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노동쟁의가 최고치를 찍었지만 시작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방만한 경영과 분식회계로 ‘경제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는 국유기업 때문이다. 관영 매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철강과 석탄업을 중심으로 180만명을 줄이는 국유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정부의 실제 계획은 이보다 훨씬 대담하다. 이 통신은 지난달 복수의 정부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향후 2∼3년간 ‘좀비 기업’을 중심으로 국유기업에서 500만∼600만명을 감원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이 과정에서 노동자의 불만이 소요로 이어지지 않도록 퇴직금과 생활지원금 으로 230억 달러(약 26조2300억원)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중국 정부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해고가 사회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다. 정부는 관련 분야 인력에 재취업 교육을 지원해 최근 신장세가 두드러진 서비스업이나 다른 경쟁력 있는 업종으로 돌리고 창업 준비를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강력하게 처벌하는 강경책도 펴고 있다.
지난해 말 선전에서 성공적인 파업을 이끈 농민공 샤오베이는 최근 발간된 ‘파업에 나선 중국: 노동자 저항의 이야기(China on Strike: Narratives of Worker Resistance)’에서 “우리가 좀 더 일찍 파업을 했다면 사장은 훨씬 전에 임금을 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의 영문판 편집자 엘리 프리드먼은 CNN에 “농민공이 왜 파업하고 저항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중국의 노동문제뿐 아니라 중국의 정치 안정을 알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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