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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철 비대위’… 벌써 민심 잊었나

새누리 ‘비대위 체제 전환·조기 전대’ 의미와 전망

‘원유철 비대위’… 벌써 민심 잊었나 기사의 사진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운영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14일 오후 늦게 열린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됐다. 이동희 기자
새누리당 지도부가 총선 참패 후유증 극복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과 조기 전당대회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총선 과정에서 보여준 ‘집권여당의 오만’을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모습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난파선 수습의 수장은 원유철 원내대표로 정했다. 그러나 그 역시 선거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한계가 분명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의 체질 개선과 보수 개혁이라는 핵심 가치를 재설정하는 굵직한 일들은 전당대회 이후 들어설 차기 지도부에 일임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비대위 역할이 원내대표단 선출과 전당대회 ‘관리용’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당 지도부의 총선 참패 수습책이 ‘책임 공방 방지용’ 미봉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원 비대위원장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대위 구성이 시급하다. 다음주 중 비대위를 구성하고, 전국위원회도 빨리 소집하겠다”며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직자도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비대위원장은 “차기 원내대표 선출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하려고 한다”며 “5월 초가 적당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지도부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속도전으로 읽힌다. 새누리당은 22일 전국위와 상임전국위를 열어 비대위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원 원내대표는 비대위 구성에 대해서는 “국민 목소리를 조금 더 담아내고 새누리당의 미래 비전을 구체화시켜 나가기 위해 외부인사도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비대위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당장 다음주 말 비대위가 출범하면 곧바로 차기 원내대표단 선거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 이후 꾸려질 새 원내지도부는 야당과 국회 의장단 구성 등을 논의해야 하고, 비대위는 6월 초로 앞당겨진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원유철 비대위’의 역할론 한계가 지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총선 참패의 근본 원인은 뿌리 깊은 계파 갈등에서 시작됐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그러나 양대 계파 수장들은 이미 대권과 당권을 노리고 있어 2개월 남짓 활동할 비대위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원 비대위원장은 이른바 수도권 비주류 중진 의원에서 ‘신박(新朴)’으로 탈바꿈한 만큼 계파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가 책임졌던 수도권은 무너졌고 ‘알파원’ 유세단 역시 힘을 못 썼다. 이에 대해 원 비대위원장은 “그 점에 대해선 상당히 공감하기 때문에 전원 사표를 내고 외부 인사를 모셔서 당을 환골탈태하도록 하자고 건의했었다”고 말했다. 다만 “비대위 체제가 6개월이나 1년 가는 게 아니고, 2∼3개월 정도 신속하게 당내 현안과 차기 원내대표 및 당대표 등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을 다뤄야 해서 당내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말이 있어 제가 하게 됐다”고 했다.

원 비대위원장은 무소속 당선인의 복당 허용을 언급하며 “시·도당 차원에서 불허될 경우 중앙당 재심 절차는 비대위가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은 공천 갈등에 대한 책임 소재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역시 전국위 의장직 사퇴 의사만 구두로 당에 알렸을 뿐 별다른 입장 표명이 없다. 무소속 윤상현·안상수 당선인 등은 이미 복당을 신청했지만 주호영 당선인은 “비대위가 사과를 한 뒤 요청하면 복당하겠다”고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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