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철 매직’이 201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을 뒤흔들고 있다.
최진철(44)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대표팀은 조별리그 B조 브라질과의 1차전(1대 0 승)과 기니와의 2차전(1대 0승)에서 연승을 거뒀다. 약체로 꼽힌 한국이 ‘죽음의 조’에서 선두에 오르며 가장 먼저 16강에 진출하는 반란을 일으키자 세계 축구계도 최 감독의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다.
최 감독은 체력과 수비를 강조하는 경기 운영과 톡톡 튀는 어린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통솔력, 절묘하게 선수를 교체하는 용병술로 한국 축구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FIFA 주관대회에서 한국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연승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최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대표팀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며 한국의 ‘4강 신화’에 힘을 보탠 스타 출신이다. 그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준 때는 2006년이었다. 독일월드컵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그는 이마에 부상을 당하자 붕대로 압박하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누구보다 강한 책임감과 투혼을 보여 준 장면이었다.
최 감독은 2008년 전북 현대에서 프로 유니폼을 벗었다. 그해 강원 FC 코치로 지도자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겁 없이 시작한 강원 수비 코치 생활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고민 끝에 대한축구협회(KFA) 전임 지도자 코스를 택했다. 그렇게 한국 축구의 풀뿌리 속으로 들어갔다.
2014년 3월 KFA 전임 지도자 4년 차에 접어든 최 감독은 U-17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가 어린 선수들에게 강조한 것은 기본기였다. “U-17 대표팀은 A대표팀으로 가는 시작 단계다. 기본이 탄탄한 어린 선수들은 나중에 더 높은 단계로 넘어가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어린 선수들에게 제대로 된 기초를 심어 주고 싶다.” 최진철의 지도 철학이다.
최 감독은 제대로 된 기초를 심어주기 위해 ‘생각하는 축구’를 주창한다. 훈련과 경기 중에 선수들에게 “움직이기 전에 먼저 생각을 하라”고 끊임없이 주문한다. 생각하는 축구를 할 때 실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열린 수원컵에서 한국이 1무2패로 4개국 중 최하위에 그치자 최 감독은 비난에 시달렸다. 하지만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대회는 월드컵이지 수원컵이 아니다”며 흔들리지 않았다.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연상되는 발언이었다. 히딩크 전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을 4개월 앞둔 2002년 1월 골드컵에서 약체 쿠바와 비기자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골드컵이 아니라 월드컵이다”고 응수했다. 최 감독도 히딩크 전 감독처럼 마지막까지 실험과 체력 강화, 조직력 다지기에 몰두해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U-17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뒤 최 감독은 성적과 육성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지도자로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한 단계 도약하고 싶다는 유혹에 시달린 것이다. 그러나 눈앞에 놓인 당장의 성적보다 선수들의 발전 가능성을 열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차근차근 자신의 축구철학을 U-17 대표팀에 이식한 최 감독이 드디어 결실을 맛보고 있다.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좋은 재목을 선발해 단단한 초석을 만드는 것이 최 감독의 꿈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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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 월드컵] 한국 ‘죽음의 조’서 가장 먼저 16강… ‘최진철 리더십’ 세계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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