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변방’ 우려… 車부품 시장 최대 타격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타결됨으로써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한국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한국은 추가 협상을 통해 TPP에 참여한다는 입장이지만 뒤늦게 참여하는 만큼 비싼 ‘입장료’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국이 TPP에 추가로 참여하면 먼저 합류한 일본과의 경쟁은 격화될 수밖에 없다. 가장 타격이 우려되는 분야는 자동차부품 시장이다. 한국이 TPP에 가세할 경우 일본 자동차부품이 국내로 수입될 때 적용되는 관세율 8%가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과 일본 등 TPP 협상국들은 자동차부품 관세 철폐 범위를 당초 50% 이상에서 80% 이상으로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만을 예외로 할 규정을 만들기 어려운 만큼 향후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자동차부품 80% 이상에 무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쌀 시장 개방도 우려된다. 미국은 일본처럼 우리에게 쌀 시장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쌀 시장 개방 불가라는 원칙을 지켜온 정부로선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할 수 있다. 주변국 눈치만 보다 협상에 미리 참여하지 못해 후발주자가 된 우리로선 예상치 못한 불이익도 감수해야 한다. 우리가 협상 타결 후 가입을 선언할 경우 기존 12개국이 한국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 놓은 양허안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 창립 회원 12개국 중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참여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TPP를 거부할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선점 효과를 잃게 되고 TPP 회원국과의 교역 및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자동차, 전자, 석유화학, 기계 등 주력 산업에서 일본과 같은 경쟁력이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설 자리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는 TPP가 타결되자 비상 체제를 가동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5일 “TPP는 국익 증대 차원에서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TPP 협상 결과를 철저히 분석하고 공청회와 국회 보고 등의 통상법 절차에 따라 정부 입장을 최종 확정하겠다”고 말했다.세종=이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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