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가뭄 대란’… 식수마저 말랐다

강원도·충북·경북 지역이 극심한 가뭄으로 농작물이 타들어 가고 식수 공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2일 강원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월 동해안 강수량은 6.2㎜로 평년 91.3㎜의 7%에 불과했다. 영서지역도 평년의 30% 수준에 그쳤다. 동해안의 5월 강수량이 4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동지역 3∼5월 강수량은 96.7㎜로 평년 220.6㎜의 44%, 영서는 142㎜로 평년 208.4㎜의 68%에 불과했다.

기상청은 올해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발달하지 않아 평년 기준 중부지방에서 6월 24∼25일 시작되던 장마가 다소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번기 중부 지방의 가뭄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현재 소양강댐 수위는 156.37m로 1978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이는 1974년 댐 준공 후 역대 최저치인 155.46m(1978년 6월 1일 기준)에 근접한 것이다.

이처럼 봄 가뭄이 지속되면서 감자와 옥수수 등 밭작물을 중심으로 생육 저하 현상이 나타나고, 무와 깨 등 일부 작목은 파종조차 못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저수지 물가두기, 관정 개발, 하상 굴착, 양수기 구입, 집수정 설치 등에 총 54억원을 투입하는 등 가뭄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충북 지역도 가뭄으로 저수율이 크게 줄면서 농업용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도내 771개 저수지의 저수율은 계획 저수량 대비 69%로 2주일 동안 16.7%나 급감했다. 가뭄이 이달 말까지 계속되면 도내 저수율이 50% 아래로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도는 ‘사흘 공급, 이틀 중단’ 방식으로 농업용수를 아껴 공급하도록 시·군과 농어촌공사에 절수 대책을 권고했다.

충주댐의 수위는 이날 현재 115.73ｍ로 정상적인 용수공급 하한선(110m)을 6m도 남겨두지 않았다. 충주댐의 사상 최저 수위는 1997년 2월 28일 기록된 113.59m다.

경북 동해안지역도 가뭄이 심상치 않다. 울진군의 경우 저수율이 66.8%로 지난해 같은 기간 97.3% 보다 30%나 떨어졌다. 이에 모내기를 비롯한 고추, 마늘, 양파, 감자 등 농작물의 생육 부진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게다가 울진 최대 지방상수도 취수원인 남대천의 하천수 부족으로 울진읍, 죽변면, 북면 등 7000여 가구 2만5000여명에게 공급하는 수돗물도 한계에 다다랐다.

울진군 맑은물사업소는 남대천 취수장과 4㎞ 떨어진 왕피천 수산보조 취수장에 모터를 가동해 취수량을 보충하면서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가뭄이 지속되면 제한급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특히 북면 덕구2리와 울진읍 정림리, 금강송면 쌍전1리는 하천수가 고갈되면서 50여 가구가 차량 식수를 공급받고 있다.

임광원 울진군수는 “당분간 비소식이 없다는 예보가 있는 만큼 관정 개발과 양수기 구입 등 가뭄대책에 만전을 기하겠지만 주민 스스로 물을 절약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전국종합

jskimkb@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