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또 日에 일침 “위안부 문제 제대로 해결해야”

일본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0일 야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properly)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날 ‘일본이 과거를 직시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린 데 이어 다시 한번 과거사 논란의 핵심 사안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한 것이다.

AFP통신은 이런 언급에 대해 “민감한 동아시아 과거사 문제에 대한 메르켈 총리의 두 번째 급습”이라고 평가했다.

AFP통신과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오카다 가쓰야 민주당 대표와 도쿄 도내에서 면담한 자리에서 “일본과 한국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어 화해의 수순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메르켈은 또 ‘종전 70년을 맞이하지만 한국, 중국과의 화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오카다 대표의 지적에 대해 “자신의 문제로서 과거와 마주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항상 과거와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메르켈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발언은 ‘군위안부 문제는 한일청구권협정을 통해 법적으로 종결됐다’며 문제 해결을 기피해온 아베 정권의 주장이 부당하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특히 전날 아사히신문 초청 강연회에 이어 아베 정권에 반대하는 또 다른 축인 민주당 대표와의 만남에서 거듭 민감한 발언을 이어간 것은 고도의 계산된 행동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메르켈 총리가 ‘한·일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고 언급한 대목 역시 최근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의 한국 관련 내용에서 ‘가치를 공유한다’는 표현이 일제히 삭제된 전후사정을 미리 알고 발언했을 가능성이 높다.

메르켈 총리의 거듭된 지적에 대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도쿄 대공습 70주기 추도법회’에서 “과거에 겸허하게 마주하고 비참한 전쟁의 교훈을 가슴 깊이 새기며 세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의 지적을 의식한 언급이지만 여전히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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