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AP통신 평양지국장에 이례적 장거리 취재 허가

미국 AP통신의 에릭 탈매지 평양지국장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이례적으로 장거리 취재 허가를 받아 일주일간 백두산에 다녀왔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탈매지 지국장은 북한 주민은 얻을 생각을 하지 않는 장거리 이동 허가를 받은 것이라며 북한이 백두산 관광 활성화를 겨냥해 내준 것 같다고 전했다.

자동차로 원산과 함흥, 청진 등을 거쳐 백두산에 간 그는 2만5000㎞ 정도인 북한 도로 중 2150㎞를 달렸는데 이 중 포장도로는 724㎞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흠집이 나고 타이어 휠 캡도 하나 떨어졌다.

북한 당국의 감시는 엄격했다. 차가 거의 없는 고속도로에서도 감시원이 내내 붙어 있었으며 검문소 및 군사시설을 촬영하거나 주민과의 대화는 금지됐다. 핵시설과 정치범수용소 같은 곳에는 당연히 접근하지 못했다. 탈매지 지국장은 “취재 나흘째 날 새벽에 일어나 전깃불이 없어 초를 켜둔 숙소에서 짐을 챙겼다”며 “지구상 어디보다 북한은 미지의 나라”라고 말했다.

일행은 백두산에 오를 때 무장군인 2명을 만나 검문을 통과했으며 중간에 잠시 길을 잃기도 했다. 탈매지 지국장은 평양을 떠나기 전 ‘백두산에서 길을 잃고 중국 쪽에서 헤매면 피격될 수 있다’는 농담조 경고를 들었으나 중국으로 넘어가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곳곳이 산업화 이전 같았다면서 백두산 왕복 여정에 목격한 풍경을 묘사하기도 했다. 지방 주민은 하이힐까지 신는 평양 주민과 달리 대체로 작업복을 입었고 개마고원에서 만난 주민들은 맨발 차림이었다고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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