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義人’ 당신을 안 잊을게요

Է:2014-10-06 02:41
ϱ
ũ

팽목항 봉사 중 쓰러진 문명수 목사 투병 150여일 만에 별세

‘세월호 義人’ 당신을 안 잊을게요
한 여성 조문객이 지난 4일 전남 진도 진도장례식장에 마련된 문명수 목사(작은 사진)의 빈소를 찾아 묵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문 목사의 유가족들.
‘목사님의 숭고한 뜻을 기억하겠습니다.’ 지난 4일 오후 전남 진도군 향토문화회관 옆 진도장례식장 입구에 들어서자 커다란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출입구 양쪽으로는 교계 등 각계에서 보내온 조화 30여개가 길게 늘어서 있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을 위해 자원봉사활동을 진두지휘했던 진도군교회연합회(진교연) 회장 문명수(진도 만나성결교회) 목사의 마지막 길은 외롭지 않았다.

문 목사는 지난 3일 오전 11시50분쯤 전남 목포 한국병원에서 향년 51세를 일기로 하늘나라의 부르심을 받았다. 패혈성 쇼크 증세로 투병한 지 150여일 만이다. 그는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난 4월 16일부터 진교연 회원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을 중심으로 자원봉사팀을 꾸려 팽목항과 진도실내체육관에 봉사 부스를 설치하고 현장 봉사에 앞장섰다. 차로 30분가량 걸리는 팽목항과 실내체육관을 하루에도 수차례 오가며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던 그는 4월 말 진도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갔다. 잠시 호전 증세를 보여 퇴원했지만 고열과 두드러기, 패혈증 의심 증상이 갈수록 심해져 다시 입원했다가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됐다. 3개월 넘게 치료를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증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달 말 목포 한국병원으로 옮긴 지 일주일 만에 생을 마감했다.

문 목사 후배인 천만선(진도광석교회) 목사는 “문 목사님은 동료 목회자들 중에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이 있기라도 하면 직접 찾아가서 챙겨주고 도와주는 일에 인색하지 않으셨다”면서 “자기보다는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많은 분이셨다”고 회고했다. 문 목사의 부인인 김금숙 사모는 “처음에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나’ 하는 생각에 많이 힘들었다”면서 “하나님의 일을 하시다가 부르심을 받았기에 천국 상급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문 목사는 특히 세월호 실종자 및 희생자 유가족들을 위해 봉사할 때 참담한 심정으로 식사도 거의 하지 못하고 잠도 잘 이루지 못했다고 진교연 소속 목회자들은 전했다. 문 목사의 희생정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진도군은 문 목사에 대한 ‘의사자 지정’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진도군 측은 문 목사 생존 당시 ‘의상자 지정’을 신청했다.

유가족들은 지난 6개월 가까이 이어진 입원과 치료 등으로 경제적 부담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진교연 소속 한 목회자는 “교단과 교회 등의 도움이 있었지만 부족해 임시로 신용카드를 만들어 각종 비용을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문 목사는 1987년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산하 신학교육기관인 전주 호성신학교에 입학해 신학교육을 받았다. 졸업 후 1년 정도 전북 고창의 한 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일한 것을 제외하고는 고향인 진도에서 25년 넘게 사역했다. 특히 문 목사의 어머니 고 고양금 전도사는 광석교회, 안치교회 등 진도에만 6개 교회를 개척하는 등 복음전파와 영혼구원에 헌신한 목회자로 알려져 있다.

문 목사의 발인예배는 6일 오전 10시 향토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기성 광주지방회와 진교연 공동 주최로 드려진다. 고인의 유해는 진도읍 저도길(구 산월리) 그의 어머니 묘 옆에 안장될 예정이다.

진도=글·사진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Ŀ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