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속 고려 대나무 소반 800여년 만에 제 모습 찾아

바닷속에 묻혀 있던 고려시대 대나무 소반이 800여년 만에 제 모습을 찾았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소재구)는 2009년 충남 태안 마도 앞바다에 침몰돼 있던 고려시대 선박 ‘마도 1호선’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대나무 소반 2점에 대한 보존처리를 최근 완료했다고 18일 밝혔다.

고려시대 대나무 공예품이 실물로 발견된 건 처음이다. 수중에 매몰되면서 미생물에 목질이 썩어 적지 않은 손상을 보였으나 물을 함유한 수침(水浸) 대나무에 대한 보존 연구사례가 거의 없어 2년의 연구 끝에 완성을 보았다. 보존처리에는 수용성 폴리에틸렌 글리콜(PEG·Polyethylene glycol)을 유물에 침투시켜 안정화한 후 진공동결건조하는 방법이 사용됐다고 연구소 보존연구팀은 설명했다. 보존처리 결과 대나무 소반은 가로 34.5㎝, 세로 26.8㎝, 잔존 높이 10.3㎝(추정 높이 12㎝) 크기로 나타났다.

운행 구간으로 보아 마도 1호선 대나무 소반은 전남 지역에서 자생하는 대나무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도 1호선은 고려시대 전남 지역의 수령현(遂寧縣·현재 장흥) 죽산현(竹山縣·현 해남), 회진현(會津縣·현 나주) 등지에서 거둔 곡물(벼 밀 조 피)과 생활용품을 개경으로 운반하다가 난파했다. 이곳에서 발견된 목간(木簡)이나 죽찰(竹札·글을 적은 대나무 조각)을 통해 고려 희종 4년(1208) 침몰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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