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임항] 일본에서 날아온 황새

Է:2014-08-0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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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긴 부리와 붉은색 긴 다리, 흰 몸에 날개만 검은 황새는 나는 모습이 우아하다. 1m가량의 키에 양 날개를 펴면 가로 길이만 2m에 이른다. ‘여우와 황새’ 등 우화나 동화에 많이 등장해 친숙한 황새는 그러나 전 세계의 생존 개체 수가 3000개체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되는 국제적 보호조류다. 우리나라에서도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 동물로 지정돼 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적으로 번식하는 텃새이자 겨울철새였으나 농약 탓에 70년대 이후 번식 집단이 완전히 사라졌다. 한국교원대가 러시아와 독일에서 황새를 들여와 복원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18일쯤 생태습지로 유명한 김해 화포천에 황새(암컷)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발목 링(가락지)을 통해 놀랍게도 부산에서 800㎞ 떨어진 일본 효고현 도요오카시에서 날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역시 황새가 멸종한 일본에서 인공 복원된 어미가 자연에서 번식해 낳은 2년4개월 된 암컷이다. ‘봉순이’란 이름도 얻은 이 황새는 5개월째 화포천 인근 들녘을 누비고 있다.

황새는 주로 친환경 유기농 토양을 좋아한다. 농약을 뿌리지 않은 건강한 땅이라야 좋아하는 먹이인 미꾸라지와 개구리, 논우렁, 붕어 등의 물고기가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해 화포천 생태습지 주변 논들은 이 황새가 태어난 도요오카와 비슷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한 후 오리농법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한 진영읍 봉하마을, 한림면 퇴은마을과 낙산마을 등은 모두 유기농법으로 작물을 재배한다.

지난달 25일에는 도요오카시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화포천을 찾아 먹이인 미꾸라지를 농수로에 풀어주는 행사를 펼쳤다. 박시룡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장은 지난달 19일 도요오카시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해 “황새의 동일 행동권인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황새 이동 축에 따른 생태계 복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봉순이가 겨울에도 떠나지 않고 둥지를 틀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봉순이는 매일 둥지 재료를 모으는 연습을 하고 있지만, 아직 잠자리가 없어서 마을 앞 KTX 선로나 높은 철탑 위 고압전선 등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한 조류연구가가 인공둥지를 만들어주기 위한 모금을 시작했다.

임항 논설위원 hngl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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