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이종화 목사)는 11일 한국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정치권 침투와 정교유착을 비판하며 한국교회의 성찰과 사회적 책임을 촉구했다.
기장 교회와사회위원(위원장 이성구 목사)는 이날 ‘이단의 정교유착과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성명’을 발표했다. 기장은 “최근 일부 종교단체가 정치권과 조직적으로 결탁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방치해온 구조적 문제이자 한국교회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밝혔다.
기장은 “신도들을 정당에 조직적으로 가입시키고 정치자금을 불법 제공하며 선거에 개입하는 행위가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다”며 “헌법이 명시한 정교분리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제 개종, 인권 침해, 가정 파괴 등은 민주사회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기장은 동시에 한국교회가 자기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장 총회는 “한국교회는 이단 사이비 종교의 폐해를 충분히 견제하지 못했고, 교회 스스로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며 “이제는 부끄러움과 통탄의 마음으로 먼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장은 정부와 정치권, 시민사회에 각각의 책임 있는 역할을 주문했다. 이들은 “정부와 사법부는 특정 종교단체의 정치 개입과 불법 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한다”며 “정치권은 종교단체의 지지에 기대어 이익을 추구하지 말고, 시민사회는 정교유착을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감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의와 평화, 생명과 공동체를 추구하는 신학적 전통 위에 서 있다”며 “권력과의 유착을 거부하고 약자의 편에 서는 교회로 서겠다. 이번 위기는 한국교회가 본질을 회복할 기회”라고 덧붙였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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