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이 최초의 LoL 월드 챔피언십 3연패(連霸)와 통산 6회 우승을 달성했다.
T1은 9일(한국시간) 중국 청두 동안호 스포츠 파크 다목적 체육관에서 열리는 2025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KT 롤스터에 3대 2 역전승을 거뒀다. 1대 2로 밀리던 중 4·5세트를 내리 잡아내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사상 최초의 3연속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이뤘다.
T1은 올해 LCK컵에서 조기 탈락하고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도 젠지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플레이오프에서도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가장 가치가 큰 월드 챔피언십을 우승하면서 그간의 설움을 모두 씻어냈다.
이로써 T1과 ‘페이커’ 이상혁은 2013년과 2015·2016년에 이어 2023·2024·2025년 월드 챔피언십 챔피언이 됐다. 2017년 결승전에서 삼성 갤럭시에 패배해 아깝게 실패했던 3연속 우승을 이번에 새롭게 이룬 것도 이들로선 뜻깊다.
첫 판부터 T1의 기세가 좋았다. T1은 불리하던 게임을 한 번의 드래곤 전투로 뒤집었다. 2개의 드래곤과 유충을 내줘 초반 리드를 내줬던 이들은 3번째 드래곤 전투에서 상대 딜러진을 빠르게 잡는 데 성공, 순식간에 대량의 골드를 벌었다. 다급해진 KT는 아타칸에 집중했다. 하지만 이 또한 T1이 더 집중력 있게 한타를 펼쳤다. 이후로는 일방적인 T1의 페이스였다.
KT가 40분 넘는 장기전을 이겨 세트스코어를 동점으로 되돌렸다. KT는 멜과 이즈리얼, 니코로 조합을 구성해 초반부터 스노우볼을 굴려야 하는 미션을 받았다. 초반 2개 드래곤을 상대에게 내줘 게임 플랜이 어그러지는 듯했지만, 이후 6번째 드래곤까지 스트레이트로 사냥하면서 간신히 자신들의 미션을 수행했다. 어느새 벌어진 1만 골드 차이, 이들은 상대 쌍둥이 포탑 앞 한타에서 간신히 승리를 확정했다.
KT의 이번 대회 최고 강점, 밴픽 묘수풀이가 3세트에서 또 한 번 나왔다. ‘커즈’ 문우찬이 고른 문도 박사가 T1의 골칫거리로 자리매김해 KT가 2대 1 역전에 성공했다. KT는 ‘퍼펙트’ 이승민(크산테)과 문우찬을 단단한 탱커 라인으로 앞세우고 뒤에서 포격하는 전략으로 2번째 승점을 따냈다.
하지만 T1이 4세트에서 다시 따라붙었다. 바텀 듀오 ‘구마유시’ 이민형과 ‘케리아’ 류민석이 칼리스타와 레나타 글라스크를 선택해 라인 주도권을 확보하는 이들의 플랜A가 제대로 들어먹혔다. T1은 모든 오브젝트를 독식하고 일방적인 공세를 이어나가다가 미드 한타에서 에이스로 게임을 끝냈다.
절체절명의 상황, T1이 5세트에서 한점 돌파 조합을 짰다. ‘오너’ 문현준(판테온)이 이승민(요릭)을 초반에 집중 견제해 전력을 비대칭으로 만들었다. KT는 ‘비디디’ 곽보성(스몰더)과 ‘덕담’ 서대길(직스)에게 쌍포를 맡겨 굳건히 버텼다.
하지만 아타칸 전투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T1이 과감하게 아타칸 버스트를 하자 KT가 당황한 듯했다. ‘피터’ 정윤수(노틸러스)가 순간 미끄러지면서 일방적인 한타 구도로 이어졌다. T1은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후 골드 차이를 서서히 벌렸다. 정글 한타에서 상대를 모조리 잡아낸 이들은 탑으로 질주해 게임을 끝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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