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장쑤성 옌청시가 ‘2025 세계해안포럼’을 열어 연안 지역의 생태 보전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세계 각국 해안도시들과 협력하기로 했다. 옌청시는 황해 연안에 습지와 갯벌, 철새도래지 등을 보유한 중국의 대표적 생태도시이자 친환경 저탄소 녹색산업 도시 중 하나로 2023년부터 세계해안포럼을 열고 있다.
저우빈 옌청시 당서기는 24일 ‘아름다운 해안: 생태우선, 녹색발전’을 주제로 한 세계해안포럼 개막식에서 “옌청시는 40년간 ‘생태 우선’을 원칙으로 철새 서식지 보호와 야생 개체군 복원을 아우르는 생태 보전 시스템을 구축했다”면서 “동시에 풍부한 풍력 및 태양광 자원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제조·운영 전 과정을 아우르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시스템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번 포럼에선 ‘세계 해안 생태계 현황 보고서’도 발표됐다. 보고서는 처음으로 전 세계 13개 유형의 해안 생태계 분포·변화·주요 영향 요인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세계 각국의 보호·복원·지속가능발전 사례를 정리하고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행동을 제안했다.
포럼 측은 “이 보고서는 올해 세계해안포럼의 핵심 성과”라며 “세계 해안 지역의 생태 보호와 지속가능발전을 추진하고 해안 지역 거버넌스를 위한 공공지식과 해결책을 제공하겠다는 포럼 설립 취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포럼에선 ‘해안지역 생태재난 감축을 위한 국제 사례집’도 함께 공개됐다.
카를로스 알데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중국·북한사무소 대표는 개막식 축사에서 “옌청의 사례는 습지가 발전의 장애물이 아니라 지속가능발전의 자산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아미나트 후세인 샤리프 몰디브 수산해양자원부 국무장관은 “세계해안포럼을 통한 국제협력은 매우 중요하다”며 “지식·기술·금융 분야의 교류·협력을 확대해 해안 생태계를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블루 이코노미’를 지원하며 기후 적응력 있는 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루 이코노미는 해양과 관련한 경제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해양자원 개발·보호·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경제 활동을 가리킨다.

옌청시는 독특한 생태 환경과 풍부한 생물 다양성을 보전해 생태 보호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중국 정부는 옌청을 탄소피크 시범도시이자 디지털·녹색 융합 전환 종합시범도시로 지정했고 장쑤성 정부도 녹색·저탄소 발전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
옌청의 생태환경은 독특하다. 산은 하나도 없고 넓은 평지만 있다. 긴 해안선에 힘입어 2000년 전부터 중국의 주요 소금 생산지로 자리 잡았다. 청나라 때인 1800년대 중반까지도 황하가 이곳을 가로질러 바다로 흘러가면서 곳곳에 호수와 습지를 만들어놨다. 바닷가에 퇴적물이 쌓이면서 육지 면적이 계속 넓어졌고 해안에는 넓은 면적의 갯벌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형성된 옌청의 황해습지는 중국 해안 습지 중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이곳은 동아시아와 호주를 연결하는 철새 이동 경로 중 하나로 매년 수백만 마리의 철새가 이곳을 찾는다. 순천만과 천수만, 신안 등의 철새 중 상당수가 옌청의 습지를 거쳐 간다. 1986년에는 바닷가 초원과 습지에 영국에서 도입한 사슴 39마리를 방사했다. 이곳 사슴의 수는 현재 8500마리 이상으로 늘었다.

장쑤성에서 가장 긴 해안선과 가장 넓은 해역을 보유한 옌청시는 대규모 해상 풍력 단지와 태양광 발전 단지도 운영 중이다. 풍력 및 태양광 발전을 위한 핵심 부품 및 완성품 제조와 설치, 서비스 기업들도 대거 유치했다. 태양광과 풍력 등 풍부한 녹색 에너지, 높은 탄소 흡수 잠재력을 바탕으로 저탄소 전환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옌청시는 다펑항과 빈하이항, 서양항에 녹색 전력에 수소와 냉열 등을 결합한 탄소중립 산업단지도 조성하고 있다. 이를 거점으로 삼아 녹색 생산력을 발전시키고 저탄소 전환을 선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옌청은 한·중 경제협력을 상징하는 도시 중 하나다.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SK, LG, 현대모비스, 농심 등 2700여개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다. 거리의 도리 표지판과 주요 관광지 안내판에는 중국어, 영어와 함께 한국어도 표기돼 있다.
옌청=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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