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열린 본인의 보석 심문에 구속 이후 악화된 건강 상태를 강조하며 불구속 재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검 측은 서울구치소 내에서 피고인의 치료와 운동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으며, 석방 시 증거 인멸 등이 우려된다며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는 이날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보석심문 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오전 10시에 시작한 첫 공판이 종료된 직후인 12시 20분쯤 심문을 시작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발언 기회를 얻어 “주 4~5일 재판이 진행돼야 하고 또 특검이 부르면 가야하는데 구속상태에서는 제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알아서 기소하고, 법정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차라리 처벌받고 싶은 심정이다”고 밝혔다.
보석 기각시 재판 출석을 계속 거부하겠냐는 재판부 질문에는 “출석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주 4회 공판이 진행될 경우 구속 상태라면 반대신문 준비가 어려워 방어권 주장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이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한 실명 위험성이 있다”며 구속 상태에서의 재판이 피고인의 지병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은 “피고인의 추가 구속이 결정된 이후 사정 변경이 없다”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상당한 만큼 보석이 허가돼서는 안된다”며 맞섰다. 특검 측은 “서울구치소 내에서도 의료 절차가 충분히 있다”며 “8월 16일자 법무부가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피고인의 건강 상태가 안 좋다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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