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틱토커’(틱톡 크리에이터)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50대가 16일 구속 심사에 출석하며 범행을 인정했다.
A씨는 이날 오후 1시30분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용인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면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범행 이유를 묻는 말에는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수원지법은 같은 날 오후 2시30분쯤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 예정이다.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A씨는 지난 11일 오후 인천 영종도에서 20대 여성 B씨를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차에 시신을 싣고 서해안을 따라 이동해서 전북 무주군의 한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동 과정에서는 경찰 수사에 혼선을 줄 목적으로 8차례 정도 정차하며 동선 추적을 어렵게 하기도 했다.
A씨의 범행은 B씨 부모가 지난 12일 오후 4시쯤 “딸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용인동부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하면서 드러났다. B씨 동선을 추적하던 경찰은 B씨가 탑승했던 A씨의 차가 인천에서 무주 방면으로 이동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전북경찰청과의 공조로 지난 13일 오전 5시쯤 시신 유기 장소와 50~100m 떨어진 지점에서 A씨를 발견했다.
당시 A씨는 “B씨와 말다툼을 한 뒤 헤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경찰은 A씨가 신분증 제시 요구에 응하지 않는 등의 행동으로 미뤄 B씨 실종과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일단 긴급체포했다.
용인동부경찰서로 압송된 A씨는 한동안 진술을 거부하다가 경찰의 계속된 추궁에 결국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A씨는 지난 5월쯤 B씨에게 접근해 “틱톡 시장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구독자를 늘리는 걸 도와주겠다”며 동업과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채널 운영과 관련한 이견으로 갈등이 생겼고, 지난 11일 오후 인천에서 영상 촬영을 하다가 말다툼 끝에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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