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를 구해주신 모든 분들께 안녕하세요. 저를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친절하셨어요. 정말 존경스럽고 정말 감사합니다….’
해외 연수 중이던 한국 소방 구조대원들이 체코 거리에서 갑작스러운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주저 없이 달려가 시민의 생명을 지켰다. ‘모범 구조대원’으로 선발된 이들은 익숙하지 않은 낯선 거리에서도 교통 통제와 응급처치, 현장 정리까지 완벽하게 대응했다. 도움을 받은 현지 여성은 치료를 마친 뒤 “평생 잊지 못할 은혜”라는 감사의 메시지를 한국 소방에 전해왔다.
4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소방청이 선발한 22명의 ‘K-소방’ 구조대원들은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연수를 진행하던 중 브르노 시내에서 단독 낙상사고를 목격했다. 외발 전동휠을 타던 중년 여성이 구조물에 걸려 넘어진 것이다. 골절을 당한 여성은 피를 흘린 채 도로에 쓰러졌고 충격에 한동안 미동조차 없었다고 한다.

이를 목격한 구조대원들은 망설임 없이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곧바로 교통을 통제해 2차 사고를 막고 가지고 있던 응급 키트로 출혈을 지혈하며 상처를 소독했다. 현장을 지켜본 시민들은 “놀랄 만큼 질서정연하고 숙련된 대응”이었다고 전했다.
구조대원들이 구급차 출동 권유를 했으나 부상 여성은 “응급처치가 완벽하다”며 보호자인 딸에게 직접 연락해 현장을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구조대원들은 마지막까지 사고자를 보호자에게 안전하게 인계한 뒤 조용히 숙소로 돌아갔다.
며칠 후 이 여성은 이메일을 통해 “평생 잊지 못할 은혜를 입었다. 잊지 못할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며 직접 한글로 번역한 감사 메시지를 보내왔다. 낯선 곳에서 만난 이방인의 도움을 진심으로 기억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김재운 소방청 구조과장은 “국외 연수라는 낯선 환경에서도 소방대원들은 본능적으로 움직였고, 누구보다 빠르게 구조자의 곁으로 달려가 생명을 살리는 본연의 역할을 다했다”며 “이번 사례는 한국 소방의 전문성과 헌신, 그리고 시민 안전을 지키는 본분은 장소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전했다.
한편 모범 구조대원 해외 연수는 선발된 대원들이 해외의 구조체계를 직접 경험하고 국내 현장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체코·슬로바키아 연수 과정에서도 대원들은 현지 소방청과 구조센터를 방문해 재난대응 시스템을 비교·분석했다고 소방청은 전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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