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의 키맨인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이 한남동 관저 공사업체로 신생·소규모 인테리어 회사였던 21그램이 선정된 경위에 대해 “기억하지 못한다. 저도 답답하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윤석열정부 초기에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을 맡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에서 관저 이전 공사업무의 실무를 총괄했던 인물이다.
김 전 차관은 최근 서울 강남구 자택 인근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21그램을 추천한 인사를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정신이 없을 때였고 저도 그때 일을 다 기억을 못 한다”며 “기억을 다 못해서 저도 답답해 미칠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에서 부르면 갈 것이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전 차관은 21그램을 추천한 윗선이 누군지에 대해 감사원 감사와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기억나지 않는다” “김 여사가 추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21그램은 윤석열정부 초기 한남동에 있던 외교부 장관 공관을 대통령 관저로 결정한 뒤 관저 증축·리모델링 공사를 맡았다. 그런데 21그램이 관저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입찰받는 과정에서 김 여사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21그램은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했고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의 설계와 시공을 맡아 김 여사와 ‘특수 관계’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지난해 9월 발표된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인수위 내 관련된 분들, 경호처 등에서 업체들을 찾아 추천했고 21그램을 추천한 분들이 현 정부와 밀접한 분들이어서 그분들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업체의 보안 유지 가능성을 판단했다”고 밝혔다. 21그램 추천 주체에 대해선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김 여사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적극 부인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가 저한테 직접 (21그램을) 추천한 적이 없다”며 “집무실이 급했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관저 이전 공사는) 신경쓸 겨를도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이전 TF 관계자 간 진술이 어긋나는 지점도 있다. TF 부팀장이었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1그램의 존재를) 나중에 알았다. 계약 끝나고 공사를 시작하면서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을 통해 알았느냐”는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예, 그렇다”고 답했다.
김 전 차관은 이와 관련 “김용현 전 장관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들어보지 않았고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저는 모르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는 김 전 차관에게서 21그램의 존재를 들었다는 김 전 장관의 발언과는 상충하는 것이다.
앞서 감사원은 21그램이 건설산업기본법 등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발표했으나 업체 선정 과정에 있어 김 여사 등 ‘윗선 개입’ 여부는 파악하지 않았다. 특검은 김 전 차관 등 관저 이전 업무를 맡았던 청와대 이전 TF 관계자들을 불러 당시 상황을 재구성할 전망이다.
이서현 구자창 기자 hy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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