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1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방문에 유럽 지도들이 함께하기로 했다. 이번 동참은 지난 15일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 후 러시아 편으로 돌아선 것으로 의심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7일 엑스(X·옛 트위터)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으로 나는 내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다른 유럽 지도자들과의 회담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 길에는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함께한다고 로이터, AFP통신은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워싱턴을 방문한다고 프랑스 엘리제궁이 밝혔다. 엘리제궁은 성명에서 “유럽과 미국의 협조 작업으로 우크라이나의 핵심 이익과 유럽의 안보를 보장하는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도 “월요일 워싱턴 회담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스투브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길에 오르기 전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을 찾아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만난다. 두 사람은 오후 3시 영국과 프랑스, 독일 정상의 주도로 열리는 우크라이나 전후 안보 보장을 위한 ‘의지의 연합’ 화상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러 정상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해 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제안과 우크라이나 안보·평화 유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이 함께 미국 길에 오르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함이다. 또 앞서 올해 2월 젤렌스키 대통령이 홀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처럼 ‘공개 면박’을 당하고 일방적으로 영토 양보를 강요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5일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돈바스에서 철수하면 현재 전선을 기준으로 휴전하기를 요구하면서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를 재공격하지 않겠다는 것을 서면으로 약속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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