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군이 한국산 위치정보시스템(GPS) 유도폭탄을 이용해 캄보디아 실권자 훈 센 상원의장과 훈 마네트 총리를 암살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캄보디아 정부가 주장했다. 최근 무력 충돌 후 휴전 협상을 진행 중인 양국 간의 신경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6일 현지 매체 크메르타임스에 따르면 캄보디아 당국은 태국군의 훈 센 의장 부자 암살 계획이 담긴 외국 정보기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태국군이 한국산 KGGB 유도폭탄을 장착한 AT-6TH 경공격기로 훈 센 의장 부자를 폭격해 암살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이 지난달 29일 AT-6TH 8대와 KGGB 200발을 확보했고, 한국으로 정비를 위해 보내졌던 같은 기종 4대도 태국으로 돌아왔다는 주장도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다만 보고서를 작성한 정보기관이 어느 나라 소속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 익명 소식통은 “태국군이 훈 센 의장 부자 거주지의 정확한 좌표를 알려주는 내부 정보를 기다리고 있고 정보가 들어오면 기습 공격해 암살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매체에 전했다.
KGGB는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LIG넥스원이 공동 개발한 한국형 유도폭탄이다. 한국 공군에는 2013년 도입됐고, 태국에는 2022년에 20발이 수출됐다. 최대 사거리는 약 110㎞, 키트 1기당 가격은 1억원 정도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지난달 24~28일 무력 충돌을 벌였다. 태국군은 F-16 전투기 등으로 캄보디아를 공습하면서 KGGB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다. 지난 4일부터 구체적 휴전 조건을 확정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양국은 회담이 진행 중인 가운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태국군이 분쟁 지역에 철조망을 설치해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태국군은 캄보디아 측이 주요 지역 병력을 증강하고 진지를 손봤다는 보도가 있다고 맞섰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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