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 한 시내버스 기사가 막차를 놓쳐 목적지까지 가는 데 어려움을 겪던 외국인 승객 2명을 버스 운행을 마친 뒤 자신의 차량으로 태워 준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6일 경주시에 따르면 경주 시내버스회사 ‘새천년미소’ 소속 김수찬(65)씨가 지난 1일 밤 운행하던 51번 버스에 외국인 남녀가 탔습니다. 두 사람은 KTX가 서는 경주역에 가기 위해 해당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대 51번 버스 종점은 경주역이 아닌 충효동 문화중·고등학교 앞이었습니다. 경주역과는 7.8㎞ 떨어진 곳입니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두 사람은 버스 안에서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남성 승객은 시각장애인으로 보행 지팡이까지 쥔 상태였다고 하네요.
모든 상황을 운전석에서 지켜보던 김씨는 종점에 버스를 세우곤 휴대전화 통역 애플리케이션을 켰습니다. 이어 두 사람에게 “버스 종점은 이곳이다. 목적지가 어디냐”고 물었습니다.
경주역에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버스 운행을 마친 뒤 차고지에 차를 입고하곤 자신의 차량으로 이들과 함께 이동했습니다. 그러고는 경주역까지 직접 운전해 데려다줬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연신 김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고 합니다.
이 같은 사연은 마침 같은 버스를 타고 퇴근 중이던 경주시 내남면행정복지센터 강호지 산업팀장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김씨는 “그 상황이었다면 누구라도 저처럼 했을 것”이라며 “경주를 찾은 손님이 불편함 없이 여행을 마쳐서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김씨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그는 2021년에도 심정지 상황에 놓인 승객을 심폐소생술(CPR)로 구해 ‘TS교통안전 의인상’을 받았습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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