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서 다시 탈퇴하기로 결정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23년 6월 유네스코에 재가입한 지 2년 만이다.
뉴욕포스트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반(反)이스라엘·친(親)중국 성향, 다양성 정책 등을 문제 삼아 유네스코 탈퇴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유네스코에서 미국을 탈퇴시키기로 결정했다”며 “유네스코는 미국 국민들이 지난 11월 (대선에서) 선택한 상식적인 정책들과 완전히 맞지 않는 문화·사회적 의제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미국 우선주의’ 원칙을 지키면서 미국의 모든 국제기구 회원국 참여가 국익에 부합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재집권 직후인 지난 2월 미국의 유네스코 회원국 참여에 대해 90일간 검토할 것을 행정부에 지시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유네스코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과 친중국·친팔레스타인 성향에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네스코가 2023년 회원국들에게 반인종차별 정책을 채택할 것을 촉구한 것, 남성의 젠더 인식 전환을 목표로 한 활동을 보고서로 발표한 것 등을 문제 사례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네스코가 유대교 성지를 ‘팔레스타인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것, 각종 문서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점령’했다고 표현한 것, 하마스를 비판하지 않고 이스라엘을 주로 비판하는 것 등도 문제로 꼽혔다. 중국이 유네스코에 두 번째로 많은 자금을 제공하는 국가로서 유네스코 고위직에 중국 인사들이 포진해 영향을 미치는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인 1983년 정치화와 예산 낭비를 지적하며 유네스코에서 탈퇴했다. 이후 부시 행정부인 2002년 10월 유네스코에 재가입했다. 미국은 트럼프 1기였던 2017년 10월 반이스라엘 성향 등을 이유로 유네스코를 탈퇴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23년 6월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이 회원국으로 있어야 한다며 재가입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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