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이 서울 집값 상승세의 영향으로 지난달에만 6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6월 중 금융 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161조5000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6조2000억원 늘었다. 월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8월(9조2000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증가 폭이 컸다. 가계대출 잔액 증가 속도는 지난 4월(4조7000억원), 5월(5조2000억원)을 거치면서 점차 빨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증가분은 주택담보대출 몫이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한 달간 5조1000억원이 늘어 5월(4조1000억원)에 비해서도 증가세에 속도가 붙었다. 앞서 5~6월 증가했던 주택 거래와 서울시내 집값 상승세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발표된 대출 규제 정책에도 한은은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늘어났던 주택 거래량이 시차를 두고 반영돼 7~8월까지는 가계대출 증가폭이 좀 더 확대될 것으로 본다”면서 “7월 이후 주택거래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대출은 같은 기간 감소세로 전환해 1개월 전보다 잔액이 3조6000억원 줄었다. 반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과 일부 대기업의 한도대출 상환 등이 이뤄진 결과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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