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0대 실거주자들의 ‘내 집 마련’은 인천과 경기도 화성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하는 서울에서 주택 매입이 부담스러운 30대 실거주자들이 대안으로 교통망이 좋은 경기도 외곽 지역을 선별해 매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부동산 소유권 취득현황(지역·소유자별)’에 따르면 올해 4월 30~39세 내국인이 인천에서 취득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연립 등)은 3080건으로 전년 동월(1587건)보다 94.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도권 전체 취득 건수가 3.1% 감소(1만5178→1만4715건)한 것과 비교하면 폭등 수준이다.
인천에서도 서구가 915건으로 거래가 가장 많았다.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는 검단신도시 2단계 분양, 루원시티 개발, 인천도시철도 1호선 개통 기대감 외에도 저렴한 분양가 및 가격대가 30대 유입을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인천 미추홀구도 854건으로 뒤를 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391%에 달했다.
경기는 30대 취득 집합건물이 지난달 7142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33.80% 감소했으나, 일부 핵심 지역에서는 30대 수요가 몰렸다. 특히 화성시는 1061건으로 수도권 전체 시군구 중에서 가장 높았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수서~동탄 개통으로 거래가 활발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안양시 동안구(703건)는 서울 접근성 높은 소형 아파트 수요가 많았고, 용인시 처인구(534건)는 플랫폼시티 개발 기대감과 SK하이닉스 배후 수요의 영향이 컸다.
서울 집값 양극화에 대한 고려와 함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금융 규제 강화로 대출 여건이 악화하면서 30대가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주택 구매 전략을 조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주거용부동산팀장은 “서울 핵심 입지는 진입 장벽이 높고, 강북권은 학군 및 인프라가 비교적 부족한 데다 재개발·재건축 기대감도 크지 않다”며 “차라리 서울 접근성이 좋은 곳이나 개발 기대감과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경기 주요 지역을 대안으로 삼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인천이 ‘성장잠재력’, 경기가 ‘선별적 접근’이라면 서울은 ‘실현가능성’에 30대 수요가 몰렸다. 서울의 30대 집합건물 명의인수는 지난달 4493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60% 증가하며 여전히 높은 수요 보였는데, 동대문구가 586건으로 가장 거래가 활발했다. 이문동·답십리동 일대 신규 입주 물량 증가와 GTX-C노선 개통 기대, 동북권 개발사업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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