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로서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다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했던 한덕수 예비후보가 10일 오전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한 후보의 국민의힘 입당은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의결로 김문수 대선 후보의 경선 당선을 무효화하는 절차를 밟은 직후 이뤄졌다.
한 후보 측은 “한 후보가 국민의힘 비대위와 선거대책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국민의힘 입당 절차를 마치고 책임당원이 됐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국민의힘 당원 동지들에게 드리는 글’을 작성해 언론에 전달했다. 한 후보는 “당원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부로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덕수 인사드립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당 지도부를 포함한 당원 동지 여러분의 환영에 깊이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저의 목표는 단 하나, 여기서 대한민국의 기적이 끝나선 안 된다는 것, 대한민국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이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이기기 위해 단일화도 반드시 해야 한다”며 “김문수 후보님, 한동훈 후보님, 홍준표 후보님, 안철수 후보님을 포함해 우리 당의 모든 후보님들과 지지자 분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실 것이라고 믿는다”고도 말했다. 한 후보는 “저는 이미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당원들을 향해 “오늘부로 우리는 서로에게 더 이상 파트너나 지원군이 아닌 식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하나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 하나가 되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후보의 후원회장이던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날 후원회장직을 내려놓았다. 김 교수는 “단기필마였던 한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함으로써 조력해 줄 소속이 생긴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10일 0시5분부터 비대위 회의를 열고 대선 후보를 재선출하는 안건을 상정·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앞선 9일 밤 의원총회를 열고 참석 의원 64명 중 60명의 찬성으로 후보 재선출 권한을 비대위에 일임했었다. 반대 의견은 2명, 기권은 2명이었다. 반대 의견을 표한 윤상현 의원은 “후보자 교체는 기정사실화됐다”며 “우리 당의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김 후보의 선출 취소 사실을 공고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약속한 단일화를 선출 뒤 이행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도 당원들이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를 희망했다는 점을 재선출 필요 근거로 제시해 왔다. 김 후보는 전날 오전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해 “당 지도부는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 부당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를 향해 ‘반민주적’이라고 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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