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는 8일 “단일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국가와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 민생을 걱정하는 분께 큰 실례와 결례 또는 정말 못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수렁에 빠지자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후보 측은 김 후보 측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서도 태세를 전환해 적극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1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해놓은 만큼 퇴로를 차단하고 전방위 공세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한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그동안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가 되면 즉각 한덕수 후보와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약속한 것처럼, 그 약속을 지키라고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대구 일정은 저녁까지 하는 것으로 돼 있었지만, 중간에 일정을 조정해서 김 후보가 요청한 4시 회합에도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전날 김 후보와의 회동 뒤 불거진 ‘진실 공방’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어제 (단일화 회동에서) 보니 김 후보는 아무런 대안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며 “김 후보와 그 팀이 자꾸 사실이 아닌 것들을 말씀하시는 것 같아서 오늘은 회동이 끝나면 제가 여러분 앞에 서서 분명히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회동 이후 “한 전 총리는 모든 것은 당에 다 맡겼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 의견 진척이 없었다”고 협상 결렬 책임을 한 후보 측에 돌리자 반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는 또 “(김 후보는) 다만 당이 본인을 괴롭힌다. 예를 들면 ‘내가 당을 대표하는 사람인데 왜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느냐’고 말하는데, 정말 사소하고 아무런 중요성이 없는 얘기”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가) ‘왜 한덕수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말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한 후보 캠프도 공세적인 대응에 나서는 기류다. 한 후보 캠프 이정현 대변인은 이날부터 ‘신속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후보 발언이나 김 후보 캠프 움직임에 즉시 대응하고 있다.
일례로 김 후보자가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국민의힘이 한 후보의 일정을 짜준다” “후보등록도 안 한 분”이라고 발언하자 한 후보 캠프는 즉각 반박 브리핑을 냈다. 이 대변인은 “한 후보는 법률에 따라 예비후보자로 등록하고, 국민의힘과 전혀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사실과 다른 말에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기간 ‘단일화’와 관련해 발언한 횟수를 집계해 공개하기도 했다. 이 대변인은 이와 관련 신속 서면 브리핑에서 “김 후보자는 ‘단일화하겠다’는 발언을 4월 19일~5월 6일 사이 18일 동안 최소 22회, 평균적으로 1일 1회 이상 했다”며 “한 후보자는 김 후보자가 말을 바꾸지 않는 분, 약속을 지키는 분이라고 알고 있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구자창 이강민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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