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사는 20대 여성 A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8시쯤 인천 연수구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가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버스에서 내리려고 일어서는 순간 버스가 급정거해 넘어지면서 부상을 입어 온몸에 피멍이 든 상태”라며 “버스의 난폭운전으로 일어난 사고였다”고 말했다. A씨는 인천 연수경찰서에 사고 관련 민원을 접수한 상태다.
시내버스 난폭 운행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불만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소비자원)이 2019년부터 2023년 11월까지 약 5년간 서울시 시내·마을버스 운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버스에서 부상을 입은 사례는 428건으로 집계됐다. 부상 원인으로는 A씨와 같은 미끄러짐·넘어짐이 28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딪힘(61건), 눌림·끼임(58건) 등의 순이었다.
소비자원은 시내·마을버스가 급출발·급정지·급가속·급감속과 같은 위험운전행동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원은 “GPS 장치를 활용해 서울 지역 시내버스 11개 노선과 마을버스 14개 노선에서 위험운전행동을 조사한 결과, 100㎞당 평균 약 63차례 위험운전행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난폭 운전에 관한 민원 제기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18일부터 지난 1일까지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에 ‘난폭운전’을 키워드로 작성해 올린 민원 게시글은 1000건을 웃돌았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버스의 문을 완전히 닫지 않은 상태에서 차량을 출발하는 행위와 승객이 완전히 타거나 내리기 전에 차량을 출발하는 행위를 모두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법 규정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각에선 빡빡하게 편성된 시내·마을버스의 배차시간 탓에 난폭 운전이 근절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전부터 꾸준히 난폭운전으로 인한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노선버스에 설치된 DTG(디지털운행기록장치)를 바탕으로 회사에서 꾸준히 운행 기록을 살피면서 자체적인 계도가 필요하다”며 “시내·마을버스가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만큼 지자체 등 공공의 개입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