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기념물인 제주흑우를 푸른 초원에서 만날 수 있게 된다.
제주도 축산생명연구원은 국가지정 천연기념물인 제주흑우 10마리를 이달 30일부터 9월 말까지 제주마 방목지에서 시범 방목한다고 29일 밝혔다. 제주의 귀중한 유전 자원인 제주흑우의 보존 가치를 높이고, 도민과 관광객에게 제주의 독특한 목축문화유산을 소개하기 위해 처음으로 마련된다.
축산생명연구원은 국가유산청의 허가를 받아 연구원에서 보유한 제주흑우 암소 10마리를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인 5·16도로변 제주마 방목지로 이전한다. 첫 방목은 30일 오후에 진행된다. 오후 2시 가축 전용 운송차량을 이용해 이송하며, 도착까지 40분이 소요될 전망이다.
연구원은 이번 방목을 위해 목구 정비, 구획 설정, 울타리 설치 등 안전시설을 완비했다. 목초지를 여러 구획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이동하며 방목하는 윤환방목 방식으로 관리한다. 제주흑우의 역사와 특징을 소개하는 안내판도 설치할 계획이다.
제주흑우는 기원전부터 제주에서 사육된 것으로 알려진 고유 재래종이다. 이름처럼 전신이 흑색이다. 작은 체구에도 강인한 체질과 우수한 지구력을 갖고 있다. 유전자 분석 결과 한우, 칡소, 교잡우와는 다른 고유의 혈통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 20년(1438년) 세종실록에는 제주흑우가 맛이 좋아 고려시대 이후 삼명절(임금 생일, 정월 초하루, 동지)에 진상됐다는 기록이 있다. 탐라순력도(1702년)에는 703마리의 사육 기록이, 탐라기년에는 1750년 가파도에서 50마리를 방목했다고 쓰여 있다. 2013년 7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후 축산생명연구원에서 보호·관리하고 있다.
김대철 제주도 축산생명연구원장은 “이번 제주흑우 방목은 천연기념물인 제주흑우의 순수혈통을 안정적으로 보존하는 동시에, 제주의 소중한 유전 자원을 널리 알리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마 방목지는 제주시 용강동 산 14-34번지 일대에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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