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총 210억 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정 회장을 소개한 뒤, 자신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에 대한 투자가 줄을 있고 있다며 “미국에서 생산하면 관세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한국 대기업이 백악관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를 직접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현대차 대미 투자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향후 4년 동안 추가로 21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우리가 미국에서 진행하는 가장 큰 규모의 투자”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루이지애나에 새로 건설될 제철소에 대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이 시설은 1300개의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자동차 공급망의 자립성과 안전성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우리는 조지아주에서 8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자동차 공장을 개소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이를 통해 우리의 미국 내 자동차 생산량은 연간 100만대를 초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현대차그룹이 3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도 구매해 미국 에너지 산업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연도 강조했다. 그는 “조지아주 서배너에 대한 우리의 투자 결정은 2019년 서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시작됐다”며 “우리는 이 획기적인 프로젝트의 완공을 자랑스럽게 기념하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시작과 맞물려 더욱 특별한 순간이 되었다”고 했다.
정 회장은 또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산업의 미래를 함께할 더욱 강력한 파트너가 될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직접 저희의 최첨단 제조 시설을 방문해 미국과 미국 노동자들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직접 확인하시기를 정중히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회장의 이름을 직접 부른 뒤 “정말 감사하다”며 “이번 투자는 관세가 매우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분명한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위대한 기업을 모실 수 있어 정말 영광”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현대차는 루이지애나주에 새로운 제철소를 건설할 예정이며 연간 270만t 이상의 철강을 생산하고 14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의 미국 내 첫 번째 제철소가 될 것이며,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의 자동차 부품 및 자동차 공장에 철강을 공급할 것”이라며 “이 공장들은 매년 100만 대 이상의 미국산 자동차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며, 그 결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자동차 생산 분야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 분야 61억달러, 미래 산업·에너지 분야 63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4년간 집행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미국 내 자동차 생산과 관련, 조지아주 소재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역량을 20만대 증설해 미국에서 연간 120만대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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