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분을 이틀 앞둔 18일 새벽 갑자기 쏟아진 폭설로 전국 곳곳에서 시민들이 ‘출근 전쟁’을 겪었다. 사람들이 몰리며 대중교통이 연착되고, 미끄러워진 길에 넘어지는 시민들도 속출했다.
강풍으로 눈발이 휘날리는 날씨에 시민들은 우산을 붙들고 힘겹게 걸음을 옮겼다. 한참을 기다려도 버스가 도착하지 않자 택시를 잡아타는 시민들도 있었다. 서울 동대문역에서 시각장애인 안내도우미로 근무하는 이기원(90)씨는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걸을 때 발이 푹푹 빠져 출근길이 너무 힘들었다”며 “여태껏 살면서 3월에 이렇게 눈이 왔던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함께 안내도우미로 일하던 신재숙(81·여)씨도 “지하철역까지 걸어가는 도로가 경사지고 미끄러워 정말 간신히 걸어왔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스마트버스정류소에는 눈을 피하려고 들어온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10명가량 들어선 정류소 의자는 앉을 자리가 없었다. 출근 중이던 강모(27)씨는 “원래 스마트정류소 잘 사용하지 않는데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들어왔다”며 “우산을 써도 바람 때문에 눈이 몸쪽으로 날아와 잠깐 사이에 옷이 다 젖었다. 요즘 계속 따뜻해져서 봄이 온 줄 알았는데 눈이 이렇게 많이 와서 놀랐다”고 말했다.
폭설로 길이 미끄러워지며 위험한 상황도 발생했다. 한 시민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출구 계단에서 넘어졌다. 성수역 인근에서도 시민들은 종종걸음으로 경사로를 조심스럽게 걸었다. 강한 바람에 휘청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날 오전 8시30분쯤 강남역 인근에서 대형 빗자루로 제설 작업 중이던 미화노동자 기모씨는 “새벽 5시쯤부터 3시간째 70m 구간을 혼자 눈을 쓸었다”며 “계속 일하다 보니 더워서 외투도 벗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대입구역에서 일하는 서울교통공사 직원 A씨는 “눈이 온 탓에 열차가 연착되며 승강기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아졌다”며 “평소보다 역내 이동 흐름 관리에 품이 더 많이 들어 애를 먹고 있다”고 했다.
김용현 윤예솔 최원준 한웅희 기자 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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