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검사 사칭’에 이은 ‘보수 사칭’”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 대표가 전날 한 유튜브 채널에서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 민주당은 중도·보수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실용주의를 내세워 ‘우클릭 갈지자’ 행보를 하던 이 대표가 급기야 자신의 정체성까지 부인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자신이 한 말도 자고 나면 호떡 뒤집듯 바꾸는 것이 이 대표 특기라지만, 그동안 당이 추구해온 지향점까지 스스로 부인하며 보수를 ‘참칭’하는 이 대표의 모습에서 다급함을 넘어 애처로움마저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를 향해 “시그니처 정책이었던 기본소득마저 내던지고 기업 주도의 성장 전환을 외치고, 반도체특별법에서 ‘주 52시간 예외’조항을 검토하겠다더니 슬쩍 빼버린 뒤 여당 탓을 하는 이 대표에게 조금이라도 국민에 대한 ‘진심’은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또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이 대표가 최근에 보인 행동들은 중도층 표심을 잡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정치 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족쇄인 사법리스크가 점점 더 짙어지고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히자 보이는 ‘악어의 눈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적 유불리와 상황에 따라 ‘아니면 말고’식 말 바꾸기를 일삼는 것은 ‘국민 우롱’ 행태”라고 주장했다.
서지영 원내대변인도 “이 대표가 왜 이러한 극심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며 “당의 ‘이념과 노선’쯤이야, 자신의 ‘대권 야욕’ 앞에선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이재명의 민주당’이기 때문”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서 원내대변인은 “이러한 이 대표의 표리부동 행태에 모든 언론이 ‘우클릭’이다, 그것도 ‘위장 우클릭’이라고 지적하고 있는데, 이 대표는 ‘우클릭이 아닌 제자리’라는 궤변도 늘어놨다”며 “‘이재명의 민주당’이 내뱉는 ‘아무 말 대잔치’에 국민이 속을 것으로 생각한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 대표는 전날 유튜브 ‘새날’에서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라며 “사실 중도 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실제로 갖고 있다. 진보 진영은 새롭게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특별법의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두고 당내 논의를 했던 것으로 진보 진영에서 ‘우클릭’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선 “우리는 우클릭하지 않았다. 원래 우리 자리에 있었다”며 “우리보고 우클릭 했다는 것은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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